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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5
  • 서(4)(書(4))
  • 문계원에게 답함(答文啓元)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5 / 서(4)(書(4))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05.0001.TXT.0003
문계원에게 답함
말씀하신 사람과 사물의 기질에 관한 주장이 대의(大意)는 그런 듯합니다만, 제 생각에는 온당치 못한 점이 있습니다. 무릇 사람의 기(氣)가 곧 천지의 기이고 사물의 기가 곧 천지의 기입니다. 기화(氣化 음기(陰氣)와 양기(陽氣)의 변화)의 초기에는 진실로 사람은 기의 빼어난 것을 얻고 사물은 기의 치우친 것을 얻으며, 형화(形化 형체의 변화)의 과정에서도주 3) 사람은 형체의 빼어난 것을 얻고 사물은 형체의 치우친 것을 얻습니다. 다만 사람과 사물의 기를 자기와 관계된 것【私己】과 그렇지 않은 사물【物事】로 간주합니다. 따라서 별도로 외면에 있는 일종의 음기와 양기 중에서 사람에게 주어지고 사물에게 주어진 것을 구해서 찾지 못하면 도리어 유기(遊氣 유동하는 기)는 치우침과 빼어남에 관여하는 것이 없다고 하고, 또 치우친 기나 빼어난 기를 얻는 것은 기화의 초기에 이미 이루어진다고 한다면 옳겠습니까. 또 지우(智愚), 미악(美惡), 궁통(窮通), 수단(修短 장수와 요절)은 유기(遊氣)가 아니면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하셨는데, 이것 또한 말이 되지 않습니다. 무릇 사물이 체단(體段)을 갖추면 곧 자연스럽게 끝없이 서로 다른 부분이 있게 됩니다. 어찌 혈기를 하나의 고깃덩어리로 여기고 유기(遊氣)가 작용한 뒤에야 많은 차이가 있게 되겠습니까? 이러한 생각이 이긴다면 아마도 우리 유학의 본지(本旨)를 잃을 듯합니다. 신중해야 합니다. 유기(遊氣)에 관한 언급은 장자(張子 장재(張載))의 학설과 다릅니다. 그러나 장자(張子)는 천지(天地)를 주(主)로 여겼기 때문에 사람과 사물을 유기로 여겼습니다.주 4) 여기서는 사람과 사물을 주로 여겼기 때문에 음과 양을 유기로 여겼으니 이것은 무방할 듯합니다. 동정(動靜)으로 말하자면 정(靜)이 체(體)이고 동(動)이 용(用)이며, 태극(太極)의 관점에서 말하자면 일동(一動), 일정(一靜)이 똑같이 유행합니다. 천지의 동정(動靜) 운운한 것도 역시 온당치 못합니다. 응당 "천(天)은 동(動)으로 정(靜)을 머금지만, 지(地)는 정으로 동을 머금으며, 천(天)은 기(氣)로 형(形)을 포괄하지만 지(地)는 형(形)으로 기를 포괄한다. 만물에 대해서 말하자면 천을 근본으로 삼거나 지를 근본으로 삼는 것이 또한 각각 자신에게 맞는 성향을 따른다."라고 해야 합니다.
주석 3)기화(氣化)……과정에서도
주희에 따르면, 기화는 애초 사람이 아무런 종자 없이 저절로 생겨나는 것이며, 형화는 사람이 있은 뒤에 낳고 낳아 생겨나는 것이다. 주희는 〈태극도설〉의 "만물을 변화시켜 생성한다.【化生萬物】"를 설명하면서 "사람과 사물이 처음에는 기화하여 생겨나며, 기가 모여 형체를 이루면 형체가 교접하고 기가 감응하여 마침내 형화하는데, 사람과 사물이 낳고 낳아 변화가 무궁하다."라고 하였다. 《性理大全 卷1 太極圖》
주석 4)장자(張子)는……여겼습니다
장재(張載)의 《정몽(正蒙)》 〈태화(太和)〉에 "유동하는 기가 어지러이 뒤섞여 있다가 모여서 형질을 이룬 것이 만 가지로 다른 사람과 사물을 낳는다.【氣紛擾, 合而成質者, 生人物之萬殊】"라고 하였다.
答文啓元
所喩人物氣質之說。大意似然。但於鄙意。有未安者。夫人之氣。卽天地之氣也。物之氣。卽天地之氣也。氣化之初。固嘗得其秀得其偏。形化之際。亦無非得其秀得其偏也。只是把來人物之氣。作私已物事看。故別求外面一種陰陽之氣。與人與物者。而不能得。乃謂遊氣無與於偏秀。又謂偏秀之得。已在於氣化之初。可乎。又云智愚美惡。窮通脩短。非遊氣不成。此又不成說。凡物纔有一箇體段。便自然有無限不同處。豈以血氣爲一箇肉塊。而待遊氣然後。乃有許多分數耶。此意若勝。則恐失吾儒本旨。愼之愼之。遊氣之云。與張子之說不同。然張子以天地爲主。故以人物爲游氣。此以人物爲主。故以陰陽爲游氣。此則恐無妨。
以動靜而言。則靜爲體。動爲用。自太極而言。則一動一靜。均是流行。
天地動靜云云。亦似未安。當曰。天以動含靜地以靜含動。天以氣包形。地以形包氣。至於萬物則本天本地。亦各從其類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