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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남근현대문집
  •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4
  • 서(3)(書(3))
  • 문낙서【범환】에게 답함(答文洛瑞【範煥】)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4 / 서(3)(書(3))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04.0001.TXT.0065
문낙서【범환】에게 답함
병이 쌓여 건강치 못한 몸으로 눈보라를 뚫고 먼 곳까지 이 몸을 찾아오셨으니, 그 뜻은 건강한 사람이 평소에 서로를 따르는 것과는 매우 달랐습니다. 이렇게 한번 왕림하신 것만으로도 이미 몹시 마음이 편치 않았건만 올봄에 이르러서는 또 한 번 왕림하셨으나 뵙지를 못하였습니다. 또 서한을 받았건만 답장이 지체되었습니다. 모두 헛수고를 면치 못하셨는데 오늘 또 이렇게 서한으로 안부를 물으셨습니다. 대체로 좌우(左右 상대방)는 마음 씀씀이가 보통 사람이 생각하는 정도가 아니었습니다. 자취에 구애받지도 않고 신분을 따지지도 않고 애틋한 정을 버리지 않는 것이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지극하였습니다. 보잘것없는 저에게 이러한 정의를 베푼 것이 저를 잘못 보았기 때문이라고 하더라도 현자(賢者)를 좋아하고 의(義)를 즐기는 경지와 본령이 남들보다 한 등급만 높을 뿐만이 아닙니다. 고맙기 그지없어 무어라 감사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현자께서 관산(冠山)의 객이 되었다는 소식은 애초에 들었습니다. 여행 중의 조양(調養)과 근래의 안부는 어떠하십니까? 자상하고 온화하며 총명하고 준수하여 함께 학문을 익히고 함께 도에 나아갈 만했건만 공연히 뜻하지 않은 일에 괴로움을 겪고 세월만 허비하면서 지금껏 지체하고 있습니다. 뜻과 운수가 서로 미치지 못하는 것이 어찌 이와 같단 말입니까. 그렇지만 아직 나이가 젊고 앞길도 여전히 머니 오늘은 약간 위축되더라도 나중에 크게 뜻을 펼치는 터전이 될 것입니다. 어찌 좌우처럼 현명하건만 오래도록 이수자(二豎子)주 90)에 시달리는 사람이 있겠습니까. 건강을 잘 살피는 일에 관해서라면 모든 방도를 다하고 힘을 쏟아 점차 조화를 이루고 완전히 회복하여 갑작스럽게 스스로 무너지는 일이 없도록 하기 바랍니다.
주석 90)이수자(二豎子)
병마(病魔)를 뜻한다. 춘추 시대 진 경공(晉景公)이 병들었을 때, 이수자가 고황(膏肓 심장과 격막 사이)으로 들어가는 꿈을 꾸었는데, 그 후 의원을 데려왔으나 의원은 고황에 병이 들어 고칠 수 없다고 하였다. 《春秋左氏傳 成公 10年》
答文洛瑞【範煥】
以積瘁不健之身。訪人於風雪迂遠之地。其意與强健人平常時從逐。大故不同。只此一枉。已極不安。而至於今春又有一枉而見違焉。又有一書而見溯焉。皆不免虛費勤勞。而今日又有此書之存。大抵盛意所包。非夷所思。不拘形迹。不視皮毛。而眷眷不舍。愈久愈至。其旋之於無狀者。雖失照管。而好賢樂義田地本領。不啻加於人一等矣。感仰萬萬。不知爲謝。賢者之客於冠山。初聞消息也。於中調養。近節何狀。慈祥愷弟穎悟秀爽。可與共學。可與適道。而公然爲無妄所惱。曠歲曠年。彌留至此。志與數之不相及。豈若是耶。雖然年齡尙富。前程尙遠。安知今日小縮。不爲他日大伸之張本耶。其有賢如左右而久於二竪。子場中也。節宣攝理。隨方加力。以至浸和漸完。而勿遽自頹塌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