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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4
  • 서(3)(書(3))
  • 양청일에게 답함(答梁淸一)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4 / 서(3)(書(3))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04.0001.TXT.0063
양청일에게 답함
뜻밖의 인편으로 또 이렇게 서신을 주고받아 잇달아 위로를 받으니 고마움을 말로 형용할 수 없습니다. 성성설(惺惺說)주 88)을 다시 이렇게 언급하시니 간절히 묻고 가까운 일부터 생각하며 날마다 나아가고 멈추지 않는 마음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대체로 '경(敬)'은 윤익법(輪翼法)주 89)이니 본래 판연하게 앞뒤를 구분하여 말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소학(小學)》의 서문으로 말하자면 '경(敬)'이 우선이고 《대학(大學)》의 서문으로 말하자면 '지(知)'가 우선입니다. 대체로 초학자가 공부를 시작할 때는 정제엄숙(整齊嚴肅)에 의거하는 것이 가장 나은 방법입니다. 그러나 또 정제엄숙만 할 뿐이고 격물치지(格物致知)의 단서를 구하지 않는다면 이른바 정제엄숙이라는 것은 단지 사람을 어리벙벙하게 헤매어 목석처럼 우매하게 만들뿐이니 어찌 천하의 으뜸가는 근본이 될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주자(朱子)는 "각자 그 사람의 상황에 따라 경(敬)의 천심(淺深)이 있기 때문이다."라고 하였습니다. 지금 우리 청일(淸一)의 공부도 모름지기 존양(存養 존심양성(存心養性))과 사색(思索)에 번갈아 힘을 다해야 합니다. 그런 다음에야 예전에 익힌 《소학》의 공을 뒤미쳐 보완할 수 있고 지금 《대학》을 공부하는 터전도 아울러 누실이 없을 수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주석 88)성성설(惺惺說)
《심경부주(心經附註)》에 있는 상채 사씨(上蔡謝氏), 즉 사양좌(謝良佐)의 "경은 항상 마음이 깨어 있게 하는 법이다.【敬是常惺惺法.】"라는 말을 가리킨다.
주석 89)윤익법(輪翼法)
《주자어류(朱子語類)》 권9에서 "모름지기 이치를 궁구하되 함양과 궁색 두 가지는 하나라도 폐할 수 없으니, 마치 수레의 두 바퀴나 새의 두 날개와 같은 것이다.【亦須窮理, 涵養窮索二者, 不可廢一, 如車兩輪, 如鳥兩翼.】"라고 하였다.
答梁淸一
謂外便頭。又有此往復。續續披慰。感不容喩。惺惺說復此提起。其切問近思日就不己之意。可以領略。夫敬是輪翼法。固不可以判然先後言之。然以小學之序言。則敬爲先。以大學之序言。則知爲先。夫初學下手。莫若整齊嚴肅之爲可據。而又只整齊嚴肅而已。而不求其格物致知之端。則所謂整齊嚴肅者。只是黑窣窣地。如木石冥頑曷足爲天下之大本哉。然則朱子所言各隨其人之地分。而敬有淺深故也。惟吾淸一今日之功。正須存養思索。交致其力然後。可以追補前日小學之功。而爲今日大學之地。可以兼擧而無漏矣。如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