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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4
  • 서(3)(書(3))
  • 김한숙【윤채】에게 보냄(與金漢淑【潤采】)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4 / 서(3)(書(3))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04.0001.TXT.0055
김한숙【윤채】에게 보냄
험한 길을 꺼리지 않고 멀리 천태산(天台山)으로 들어와 새로운 거처와 새해를 맞는 상황을 물어주셨으니, 이것은 일상적인 마음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다만 동오경(董五經)처럼 일어날 일을 미리 아는 능력이 없어 잠시 바깥세상으로 나가는 바람에주 58) 결국 서로 어긋났습니다. 곧장 차비를 갖추고 가서 사례를 표하는 의례를 행하고 싶었지만 방도가 없었습니다. 아버지의 상중에 어머니가 돌아가신 경우를 물으셨습니다. 고인(古人)은 오히려 아버지가 생존한 상황으로 보아주 59) 기년복을 하였습니다. 하물며 아버지가 살아계신 상황에서 어머니가 돌아가신 지 이미 오래된 경우야 말할 나위가 있겠습니까. 무릇 상복은 처음 제정한 것으로 결정을 하니주 60) 기년복을 하는 것에 무슨 의문이 있겠습니까. 신주를 적고 축사를 하는 것에 대해서 말하자면 살아 계신 것으로 대해야 한다는 것만 알고 완전히 살아 계신 것으로 대해서는 안 됩니다.주 61) 혜량(惠諒)하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주석 58)동오경(董五經)처럼……바람에
동오경과 정이(程頤)의 고사를 가리킨다. 관련 내용은 다음과 같다. "또 숭산 앞에 동오경이란 사람이 있는데, 은자이다. 이천이 그의 명성을 듣고 경전을 궁구한 선비일 것이라 생각하여 특별히 찾아갔다. 동오경은 평소 암자를 나간 적이 없었는데, 이날은 만나지 못하였다. 돌아오는 길에 차와 과일을 지고 돌아오는 한 노인을 만났는데, 그 사람이 '그대는 정 선생이 아닙니까?'라고 하자, 이천이 특이하게 여겼다. 그 사람이 '선생이 오시려고 한다는 소식이 매우 크기에 제가 특별히 성안으로 들어가 조금의 차와 과일을 마련하여 장차 선생을 대접하려고 하였습니다.'라고 하였다. 이천은 그의 정성스러운 마음 때문에 다시 함께 그 집에 이르러 매우 정답게 이야기를 나누었으나 또한 남보다 크게 뛰어난 점이 없었고, 다만 오래도록 사물과 접하지 않아 마음이 고요하고 밝았다.【又嵩山前有董五經, 隱者也. 伊川聞其名, 謂其爲窮經之士, 特往造焉. 董平日未嘗出庵, 是日不値, 還至中途, 遇一老人負茶果以歸, 且曰君非程先生乎? 伊川異之. 曰先生欲來, 信息甚大, 某特入城置少茶果, 將以奉待也. 伊川以其誠意, 復與之同至其舍, 語甚款, 亦無大過人者. 但久不與物接, 心靜而明也.】" 《二程外書 卷12》
주석 59)아버지가……보아
아버지가 사망하여 상중이기는 하지만 삼년상이 끝나기 전에는 여전히 살아계신 것으로 간주한다는 것이다.
주석 60)상복은……하니
상복은 처음 결정한 것을 도중에 상황이 변하더라도 바꾸지 않고 입는다는 뜻이다. 예컨대, 아버지의 생존 중에 어머니가 돌아가시면 자식들은 성복(成服)일에 '부재위모기(父在爲母期 아버지 생존 중에 어머니가 사망하면 기년을 한다)'의 규정에 따라 자최장기복(齊衰杖期服)을 입는다. 성복을 하고 어머니 상을 치루는 도중에 아버지가 돌아가시는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부졸위모자최삼년(父卒爲母齊衰三年 아버지가 돌아가신 상황에서 어머니가 사망하면 자최삼년을 한다)'의 규정을 다시 적용하여 자최삼년복(齊衰三年服)으로 바꾸지 않는다.
주석 61)신주를……됩니다
아버지가 살아계신 것으로 간주하면 어머니상의 상주는 남편인 아버지가 되므로 신주나 축사에 '망실(亡室)'이라고 써야 한다. 그러나 아버지가 돌아가신 것으로 간주하면 상주는 맏아들이 되어 '현비(顯妣)'라고 써야 한다.
與金漢淑【潤采】
不憚崎懾遠入天台山中。爲問新寓新年之狀。此意已非常調可辦。但無董五經前知薄言出外。竟致相違卽欲理屐。以修回謝之禮。而末由也已。問父喪中母死者。古人猶以父在服朞。況父在時母死已久乎。凡服以始制爲斷。服朞何疑也。至於題主及祝辭。則不可專以知生而玖生之也。諒之如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