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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4
  • 서(3)(書(3))
  • 박대규에게 답함(答朴大圭)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4 / 서(3)(書(3))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04.0001.TXT.0046
박대규에게 답함
지난번에 돌보아 주신 일은 매우 고마웠습니다. 삼가 요즈음 부모를 모시면서 지내는 안부가 더욱 편안하신지 여쭙습니다. 지난번 서한에서 말씀하신 "강학(講學)의 공효는 앞으로 나아가는 데 있지 않고 다만 뒤로 물러나는 것에 달려있다."주 50)라는 말은 강학의 첫 번째 의의입니다. 우리 벗께서 이미 이것을 아셨으니 온고지신(溫故知新)의 방도가 더욱 심오해졌으리라고 생각됩니다. 축하드립니다. 의림(義林)은 날이 갈수록 머뭇거리고 골몰하는 정도가 더욱 심해지고 있습니다. 이 한 몸의 낭패는 참으로 돌아볼 것도 없고 함께 하는 몇몇 사람들에게도 터럭만큼도 서로를 성장하게 하는 일이 없으니 이 때문에 부끄럽고도 송구스럽습니다. 정자(程子)가 "합장(合葬)은 원비(元妃)만 한다……"주 51)라고 한 것에 관해서 물으셨습니다. 합장은 원비를 하고 합독(合櫝 신주를 같은 궤에 함께 모심)은 종자(宗子)를 낳은 분을 한다는 것은 정자와 장자(張子 장재(張載)) 등 여러 선생의 의론입니다. 그러나 주자(朱子)는 "네 번 장가를 들고 다섯 번 장가를 들더라도 모두 합독할 수 있다."라고 하였으니 이는 절충한 의론입니다. 다만 4~5위(位)를 합장하는 것은 예(禮)에 불가한 것은 아니지만 할 수 없는 형세이기 때문에 원비만 할 뿐입니다.
주석 50)강학의……있다
《주자대전(朱子大全)》 권49 〈왕자합에게 답함〔答王子合〕〉에 "근래에 강학의 공효가 앞으로 향함에 달려 있지 않고 다만 뒤로 물러남에 달려 있음을 깨달았으니, 만약 옛것을 익히지 않는다면 새로운 것을 알지 못한다. 대개 새로운 것을 알지 못할 뿐만 아니라 또 옛것까지도 기억하지 못하여 일상생활에서 바로 잊어버린다. 비록 그 양심을 놓아 버리지 않으려고 하여도 그렇게 할 수가 없다.【近覺講學之功不在向前, 只在退後, 若非溫故, 不能知新. 蓋非惟不能知新, 且幷故者亦不記得, 日用之間, 便成相忘. 雖欲不放其良心, 不可得矣.】"라고 하였다.
주석 51)합장(合葬)은 원비(元妃)만 한다
《이정유서(二程遺書)》 권22 〈이천어록(伊川語錄)〉에 보인다.
答朴大圭
頃者寵顧。何等感戢。恭問比來侍旁。節宣增裕。向書所謂講學之工。不在向前。只在退後之語。此是講學第一義。吾友旣有見於此。則其所以溫故知新者。想益情邃矣。爲賀爲賀。義林因循深汨。與日益深。一身狼狽。固不足恤。而於多少相聚之人。無絲毫相長處。用是愧悚。
程子曰合葬用元妃云云。
合葬用元妃。合積用宗子所出。此固程張諸先生之論。然朱子曰。雖四娶五娶。皆可合櫝。此是折中之論也。但合葬四五位。非是禮不可。只是勢不得。故只用元妃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