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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남근현대문집
  •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4
  • 서(3)(書(3))
  • 박대규【규진】에게 답함(答朴大圭【奎鎭】)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4 / 서(3)(書(3))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04.0001.TXT.0045
박대규【규진】에게 답함
먼 길을 나섰다는 말을 듣고부터 날마다 산으로 돌아온다는 소식을 기다렸는데, 직부(直夫)가 와서 숭한(崇翰 상대방의 편지)을 받들었으니 그 마음을 헤아릴 수 있습니다. 하물며 말을 타는 고생을 겪은 뒤에 건강이 손상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으니 말할 나위가 있겠습니까. 다만 앉은 자리가 데워지지도 않고 남은 피로가 사라지기도 전에 벗에게 급하게 서한을 보내 안부를 물으셨으니, 이것은 참으로 저에 대한 넉넉한 애정에서 나온 일입니다. 집안에 편안히 앉아서 전송과 영접을 하거나 안부도 살피지도 못한 자가 어찌 부끄러움이 없겠습니까. 거계(苣溪)의 소식은 어제 사증(士拯)이 왔을 때 대략 들었습니다. 남아가 멀리 여행하는 것이 본래 나쁜 일은 아니지만, 곧 다시 계획을 변경하여 호연(浩然)히 돌아왔으니 "처음에는 자연을 즐기는 일에 뜻을 두었건만 형적(形跡)에 얽매일 줄 누가 생각했으랴."주 49)라는 고인의 말은 반드시 이러한 뜻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우러러볼 만하고 기뻐할 만합니다. 의림(義林)은 눈앞에 닥친 일이 어지러워 전혀 살필 수가 없습니다. 오직 익우(益友)들과 함께 모여 아침저녁으로 강론과 토의를 벌이는 것을 세월을 보내는 조그마한 계책으로 삼고 있습니다.
주석 49)처음……생각했으랴
도잠(陶潛)의 〈부군진(赴鎭軍)〉에 나오는 구절로 원시(元詩)는 다음과 같다. "구름 바라보니 높이 나는 새에 부끄럽고, 물에 임하니 노니는 물고기에 부끄럽네. 처음 뜻은 자연을 즐기려는 거였는데, 형적(形跡)에 얽매일 줄 누가 생각했으랴.【望雲慙高鳥, 臨水愧游魚. 眞想初在襟, 誰謂形跡拘.】"
答朴大圭【奎鎭】
自聞有遠役。日望還山消息。直夫來。得奉崇翰。其意可量。矧審鞭策勞攘之餘。體相節宣。不至有損者乎。但坐席未暖。餘惱未歇。而遽爾煩書致訊故舊。此固出於眷憐之厚。而在安坐屋裏不能送迎相省者。豈無愧愧苣溪信息。昨於士拯來。槪得之矣。男子遠遊。本非不好底事。而旋復改轍。浩然而歸。古人所謂眞想初在衿。何須形迹拘者。未必非此意也。可仰可悅。義林目前憤憤。漫不加省。而惟以諸益相聚。昕夕講討。爲多少捱過計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