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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남근현대문집
  •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4
  • 서(3)(書(3))
  • 양여정에게 보냄(與梁汝正)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4 / 서(3)(書(3))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04.0001.TXT.0042
양여정에게 보냄
보내주신 선대의 행장은 망령되이 제 생각대로 대략 정리하였습니다. 분수에 맞지 않는다는 것을 알지만 형의 말씀을 어기기 어려워 이렇게 하였습니다. 약간의 곡절은 살펴보면 자세히 아실 수 있을 것입니다. 간독(簡牘)의 서문(序文)은 또 제 생각대로 감히 한 통(通)을 찬술했는데 저를 멀리하지 않는 뜻에 감격하여 이렇게 옳지 않은 주장을 하였습니다만, 부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대체로 내 벗께서는 선세(先世) 수백 년 동안 겨를이 없던 일을 힘을 다해서 두루 찾고 깊이 숨겨진 사실을 드러내어 밝혀낸 것이 이러한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이것은 참으로 하루라도 늦추어 곧 사라지도록 할 수 없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눈앞에 놓인 사실 및 자신과 집안에 관련된 사항이라면 응당 임시로 시렁에 묶어두었다가 학문이 더욱 진보하기를 기다린 다음에 하더라도 늦지 않을 것입니다. 옛날의 대현(大賢)들, 예를 들어 정자(程子)나 주자(朱子) 등 여러 선생은 입언 정론(立言定論)이 만년에 많이 이루어졌습니다. 대체로 사람들이 초년에는 소견이 간혹 정밀하거나 명확하지 못하니 성급하게 스스로 입론(立論)하고 스스로 정론으로 여긴다면 자신에게도 크게 발전하는 의미가 없을 뿐만 아니라 전해지는 말도 그저 후인에게 조롱거리만 제공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與梁汝正
願示先狀。妄以鄙意略有澄裁。雖知僭越。而重違兄數。故如此。多少曲折。考可詳悉矣。簡牘序。又以鄙意敢述一通。而感不遐之意。爲此不韙之說。愼勿入用如何。大抵吾友。於先世數百年未遑之擧。極力周章。闡幽揚溯。至於如此。此固不可一日遲緩就泯然故也。若其目前事實及係身家者。則當權行倚閣。以待學問益進然後爲之。未晩也。古之大賢如程朱諸先生。其立言定論。多在晩年。蓋人之初年。所見未或精明。而遽自立說。自以爲定。則不惟在我少長進之意。而言語所傳。適足以貽譏後人矣。如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