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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남근현대문집
  •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4
  • 서(3)(書(3))
  • 이도상【승정】에게 답함(答李道常【承鼎】)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4 / 서(3)(書(3))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04.0001.TXT.0030
이도상주 34)【승정】에게 답함
지난달 나아갔을 때 병환이 매우 위중하신 것을 알았지만 일시적이고 갑작스럽게 생긴 병이니 반드시 오래지 않아 일상을 회복할 것이고, 또 덕문(德門)이 여러 대에 쌓은 공덕으로 어찌 신명(神明)의 도움과 보살핌이 없겠는가 생각하였습니다. 염려는 절실했더라도 믿는 구석이 있었으니, 누가 오늘에 이르기까지 여전히 오래도록 낫지 않으시리라고 생각하였겠습니까. 이 병의 이 고통은 하루도 견디기 어렵건만 하물며 이렇게 석 달이라는 오랜 시간이야 말할 나위가 있겠습니까. 놀라 실색(失色)하여 즉시 달려가 문안하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하였습니다. 보내주신 편지는 참으로 기대하지 않았던 것이었습니다. 모진 고통으로 수고롭고 괴로운 가운데 어떻게 우생(友生)을 잊지 않고 이처럼 간절하게 마음을 쓰십니까. 편지를 쥐고 반복해서 보려니 감격에 겨운 눈물이 옷깃을 적십니다. 스스로 생각건대 이 천한 목숨은 떠돌아다니며 곤궁함과 외로움을 겪으면서 믿고 의지하는 것은 오직 벗이었습니다. 평생토록 종유한 문견(文見), 순견(舜見 안국정(安國禎)의 자)이 모두 이미 나를 버리고 저세사으로 떠났고 오늘에 이르러서는 형이 또 병에 걸리리라는 것을 어찌 알았겠습니까. 천지를 우러러 탄식하려니 쇠약한 몸의 창자가 끊어질 지경입니다. 그러나 중대한 병증(病證)은 날짜가 반드시 오래가는 법입니다. 아마도 짧은 기간에 효과를 바랄 수는 없을 것입니다. 모쪼록 마음을 편히 갖고 조리하면서 기다리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게다가 영랑(令郞)이 밤낮으로 시중을 들면서 잠시도 곁을 떠나지 않는다고 들었습니다. 어찌 정성과 효심이 이와 같은데 하늘이 돌보아주지 않는 경우가 있겠습니까. 간절한 마음으로 축원합니다.
주석 34)이도상(李道常)
도상은 이승정(李承鼎, 1856∼1899)의 자이다. 본관은 광주(光州)이고 호는 신암(莘菴)이다. 기우만(奇宇萬)의 《송사집(松沙集)》 권38에 〈신암이군묘갈명(莘菴李君墓碣銘)〉이 실려 있다.
答李道常【承鼎】
前月進去時。見愼節雖甚沈重。而意謂一時無妄。必將不久復常。且以德門積累之餘。豈無神明扶佑者乎。爲慮雖切。而所恃者在。誰謂至於今日。而尙爾彌留耶。此病此苦。一日爲難。況此三朔之久耶。驚愕失色。卽欲趨走省之。而不可得也。一書之惠。眞望外也。痛楚勞惱之中。何以不忘一友生。而致意若是懇惻耶。執書反復。感淚沾衿。自惟賤命。流離窮獨。所恃惟友。豈知平生遊從如文見舜見皆。已棄我。而至今日。兄又告病耶。俯仰噓唏衰腸欲斷。然重證大病。爲日必久。恐不可責效於霎刻片隙之間。須安心攝理以待之。如何。況聞令郞晝夜扶持。暫不離側。安有誠孝如此。而天不見佑者乎。區區祈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