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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남근현대문집
  •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4
  • 서(3)(書(3))
  • 위서규【관식】에게 답함(答魏瑞圭【權植】)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4 / 서(3)(書(3))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04.0001.TXT.0028
위서규【관식】에게 답함
영랑(令郞)이 매번 이렇게 저를 찾아오고 또 존함(尊函)도 가끔 미치니, 스스로 생각건대 제가 어떤 사람이기에 존문(尊門)의 부자(父子)에게 이런 후대를 받는단 말입니까. 감사하고도 송구스러워 사사로운 마음을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편지를 통하여 늦가을에 체후와 동정(動靜)이 시절에 맞추어 평안하시다는 것을 알았으니 실로 듣고 싶었던 소식입니다. 의림(義林)은 갯버들 같은 연약한 체질이라 나이에 앞서 노쇠하고 온갖 일이 잘못되어 궁벽한 골목에서 흙덩이처럼 칩거하면서 죽기만 기다릴 뿐입니다. 사문(師門)이 무함을 당한 것은 역시 세도(世道)의 변고이니 울분을 품는 마음은 서로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오늘날의 상황과 저 무리의 정황을 설파하신 것 역시 제 마음을 먼저 알아채셨다고 이를 만합니다. 궁벽하고 먼 지역에 외로이 떨어져 있어 자리를 함께하고 책상을 마주하여 모르는 것을 배울 수 있는 길이 없으니 존덕(尊德)을 흠모하는 서글픈 마음만 절실할 뿐입니다. 이번 일의 궁극적인 결안(結案)은 미리 헤아릴 수 없으니 그저 저 하늘의 처분만 기다릴 뿐입니다.
答魏瑞圭【權植】
令郞每此枉顧。又有尊函種種及之。自惟何人。而荷此眷遇之至於尊門父子間若是。且感且悚。情私難在。仍審秋暮德候動止。對時衛重。實叶願聞。義林蒲柳先衰。百事敗缺。塊蟄窮巷。只俟溘然而已。師門受誣。此亦世道之變。憤鬱之心。相應一般矣。而所以說破今日爻象。及彼輩情狀者。亦可謂先獲我心也。落落涯角。末由合席對床。以益聞其所未聞。向風只切於悒。此事之究竟結案。有不可預算。只待彼蒼處分而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