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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남근현대문집
  •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4
  • 서(3)(書(3))
  • 위배운【계상】에게 답함(答魏拜雲【啓尙】)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4 / 서(3)(書(3))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04.0001.TXT.0022
위배운【계상】에게 답함
산과 물이 굽이도는 외진 땅에 있는 데다 세상의 많은 어려움까지 겹쳐 우리가 적막하게 지낸 것이 몇 해던가요. 남쪽으로 붉게 물든 산을 바라볼 때마다 서글픈 마음이 깊어집니다. 뜻하지 않게 영함(令咸 상대방의 조카)이 와서 보내신 편지를 받들었습니다. 어루만지며 읽어보니 완연히 10년 전 얼굴이 다시 떠오릅니다. 흡족한 위안을 주는 일로 말하자면 또 무엇이 이와 같겠습니까. 소식을 전한 뒤로 부모님을 모시고 지내는 안부는 계절에 잘 맞추어 더욱 편안하신지 다시 여쭙습니다. 양친이 다 계시고 형제들이 탈이 없는 것이 이 세상의 첫 번째 즐거움이니, 이치상 응당 신명이 위로하여 화락하게 지내실 것입니다. 매번 우러러 흠모할 때마다 부럽기가 그지없습니다. 의림(義林)은 변변하지 못하고 마음이 혼잡스러워 알려드릴 만한 좋은 일이 하나도 없습니다. 그저 식량과 의복이나 축내고 있는 버려진 물건일 뿐입니다. 게다가 세상일이 여러 갈래로 뒤얽히고 복잡하여 앞날을 형언하기 어려우니 장초(萇楚)의 시주 28)를 읽고 상침(尙寢)의 말주 29)을 생각하면 서글픈 마음을 견딜 수 없습니다. 어느 때라야 함께 두 손을 잡고 다소간의 쌓인 회포를 펼쳐볼까요.
주석 28)장초(萇楚)의 시
《시경》 〈습유장초(隰有萇楚)〉에 "진펄에 보리수나무가 있으니, 야들야들한 그 가지로다. 어리고 곱고 반들거리니 너의 집 없음을 즐거워하노라. …… 너의 가정 없음을 즐거워하노라."라는 말이 나온다.
주석 29)상침(尙寢)의 말
《시경》 〈왕풍(王風) 토원(兔爰)〉에 "온갖 근심 모여드니, 차라리 잠이 들어 깨어나지 말았으면.【逢此百罹, 尙寐無吪.】"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答魏拜雲【啓尙】
盩厔厓角。兼以時象多難。致得吾儕離索。爲幾年矣。南望丹獄。每切消魂。謂外令咸來。得拜尊函。挲摩繙閱。完然復致十年前顔面。慰浣津津。何又如之。信後更請侍體事。對時增迪。俱存無故。天下一樂。神勞愷悌。理應如是。每念瞻際。不勝艶仰。義林陸陸憒憒。無一善狀可以奉提者。只是蝗栗蠹衣。一箇棄物而已。加以世故多端。前程難狀。讀萇楚之詩。念尙寢之語。不勝浥浥之懷。何時一握。以展多小積蘊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