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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남근현대문집
  •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4
  • 서(3)(書(3))
  • 김민오【병휘】에게 답함(答金玟五【柄輝】)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4 / 서(3)(書(3))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04.0001.TXT.0020
김민오【병휘】에게 답함
60년에 걸쳐 같은 시대를 살면서 이웃으로 지냈지만, 지난번 한 번 뵈었던 일이 아니었다면 한 번도 뵙지 못한 채 저세상 사람이 되지 않았겠습니까. 흰머리에 풍모가 뛰어나 우러러볼 만하셨습니다. 헤어진 뒤의 서글픈 마음을 어찌 견디겠습니까. 뜻하지 않게 보내주신 편지가 뒤따라 이르러 이슬로 두 손을 씻고 공경스럽게 읽었더니 완연함이 마치 예전에 뵐 때의 의용과 광채를 눈으로 보는 듯하였습니다. 위로되고 고마운 마음을 말로 표현할 방도를 모르겠습니다. 편지를 통해 정양(靜養)하시는 중에 신의 도움이 있어 체후(體候)가 더욱 편안하심을 알았으니 함께 노쇠한 처지에 듣고 싶은 말 중에서 이보다 더한 것이 무엇이겠습니까. 의림(羲林)은 늙고 병약해져 시름시름 하면서 세월을 보내고 있습니다. 지난날의 학업은 흩어지고 퇴락하였으니 어찌 일찍이 사소한 자취라도 있겠습니까. 광채를 드러낼 책략도 없고 뒤미쳐 보완할 방도도 없으니 그저 세상의 변화에 몸을 맡기면서 죽기나 기다릴 뿐입니다.
答金玟五【柄輝】
竝世隣壤六十年。苟非疇曩一面。其不作隔世人耶。白首風儀。偉然可仰。別後愴悢。曷在懷思。謂外惠函隨至。盥露莊讀。完然如覩曩拜時儀光。慰沃感豁。不知所以言諭。仍審靜養有相。體候增適。同衰願聞。何踰於此。義林衰病侵凌。㱡㱡捱過。至於舊日之業。渙散頹落。何嘗有一分影響哉。圓光沒策。追補無階。只得付諸氣化。以俟溘然而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