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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남근현대문집
  •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4
  • 서(3)(書(3))
  • 홍한서【우진】에게 답함(答洪漢瑞【祐震】)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4 / 서(3)(書(3))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04.0001.TXT.0004
홍한서【우진】에게 답함
8일에 만나서 정담을 나누리라고 기대했는데 사증(士拯) 편에 편지만 받았을 뿐이라서 허전하고 서글픈 마음을 말할 수 없었습니다. 종이 폭 가득한 자세한 말씀 읽어보니 사람으로 하여금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게 합니다. 봉장(鳳丈)께서 피와 땀을 바쳐 가업을 계승했건만 그 즐거움을 누리지 못하고 홀연히 돌아가셨습니다. 높은 곳에 올라 상상하자니 오직 계산(溪山)의 광풍제월(光風霽月 뛰어난 인품의 비유)이 사람을 끝없이 창망하게 만듭니다. 오랜 벗조차도 이러하니 하물며 가문의 자제들이야 말할 나위가 있겠습니까. 비록 그렇다고 하더라도 문정(門庭)이 공허하지 않고 가업이 전해졌으며 한 가문 안에 문학(文學)과 예교(禮敎)를 익힌 자손이 성대하게 일어났습니다. 이 어른의 영령이 저 아득한 세상에서 스스로 위안을 얻을 뿐만 아니라 향당(鄕黨)의 사우(士友)들 또한 훗날의 복록이 다하지 않았음을 축하하지 않은 이가 없습니다. 여러모로 힘을 쓰고 조심하고 신칙하여 소망을 저버리지 말게 하기를 바랍니다. "만 장(丈) 높이 빛을 발한다."는 말은 매우 제목에 들어맞지 않습니다. 돌아보건대 이 어리석은 사람이 현사우(賢士友)들이 너그럽게 포용하는 은혜를 입어 감히 종종걸음으로 연석(宴席)에 나아갔지만, 항상 이름난 정자를 더럽혔다는 두려움을 지닌 지 오래였습니다. 그렇다면 일부러 이 말을 하여 두렵고 불안한 마음을 풀어주려는 노형(老兄)의 뜻이 아니었겠습니까.
答洪漢瑞【祐震】
初八日準擬握穩。士拯便。只有書而止。歉悵不可言。滿幅縷縷。讀之令人涕淚涔涔。鳳丈血力肯搆。未享其樂。而奄然逝去。登臨想象。惟是溪山風月。令人有不盡之悵。知舊猶然。況其爲門子弟乎。雖然門庭不空。算裘有傳。而一門之內。文學詩禮。蔚然與作。不惟此丈之靈。有以自慰於冥冥之中。而鄕黨士友。亦莫不賀其後祿之未艾也。幸惟周旋警勅。使之勿孤顒望也。光聳萬丈之語。太不着題。顧此癡獃蒙賢士友含容之惠。敢有趨走於樽俎之末。而常以塵穢名亭爲懼者。久矣。然則無乃老兄故爲此語。以解人恐懼不安底意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