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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남근현대문집
  •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3
  • 서(2)(書(2))
  • 정기홍【원현】에게 답함(答鄭琦弘【遠鉉】)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3 / 서(2)(書(2))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03.0001.TXT.0058
정기홍【원현】에게 답함
형께서 장성(長城)에 가신다는 말을 듣고 마음속으로 혹시 돌아가는 길에 저를 찾아오실까 생각했었는데, 내 집 아이의 말을 들으니 사정이 생겨서 지나치셨다고 하였습니다. 멍하니 넋을 놓고 있는데 뜻밖으로 젊은 사람과 동자(童子)가 날 듯이 문으로 들어오기에 누군지 물었더니 영종(令從)과 영윤(令允)이었습니다. 위로가 되고 마음이 놓이는 것이 형을 뵙는 것과 무슨 차이가 있었겠습니까. 하물며 한 통의 편지가 따라왔으니 말할 나위가 있겠습니까. 편지를 본 이후로는 더욱 그리운 마음이 깊어갑니다. 책자전(冊子錢)은 수효에 맞추어 잘 받았습니다. 다만 생각건대 형께서 넉넉지 않은 형편으로 이렇게 곤궁한 시절을 만나 어떻게 이 돈을 마련하셨습니까? 선현(先賢)을 사모하고 자손을 광구보익(匡救輔翼 잘못을 바로잡아 도와줌)하는 계책이 실로 흠앙(欽仰)스럽습니다. 며칠 전에 송사(松沙 기우만(奇宇萬)의 호)의 편지를 받으니 이달 그믐 안으로 책을 나누어준다고 합니다. 그때 응당 전인(專人)이 가져올 것입니다. 아우는 보름 이후로 구례(求禮)에 가려고 하는데, 대체로 영남(嶺南)의 여러 벗과 약속을 정하여 중간에서 서로 만날 계획입니다.
答鄭琦弘【遠鉉】
聞兄作長城之行。意或回程見過。及聞鄙豚語。以有礙而戞過云。悵然失圖。謂外有一少年一童子。翩然入門。問之是令從及令久也。慰豁開浣。與拜兄何間。況有一幅心畫隨之。警讀以還。尤用傾倒。冊子錢照數謹領。第念兄以不贍之力。際此窮節。何以辦此。其所以思慕先賢。救翼子孫之計。實可欽仰。日間得松沙書。以今晦內分冊云。其時當專人運來耳。弟望後作求禮行。蓋嶺南諸友有約。爲中路相見計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