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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남근현대문집
  •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3
  • 서(2)(書(2))
  • 문원칙【성휴】에게 답함(答文元則【性休】)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3 / 서(2)(書(2))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03.0001.TXT.0057
문원칙【성휴】에게 답함
전번에 믿을 확실한 인편이 있는 것을 알았지만 상황이 너무나 촉박하여 새해 문안 인사를 갖추지 못하였습니다. 뒤미쳐 생각하니 잊히지 않은 채 아쉽기만 하였습니다. 뜻밖에 보내신 서찰을 받을 수 있었으니 다른 사람과 비교할 수 없는 노형(老兄)의 마음은 제가 평소에 생각하던 정도 이상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인하여 경서를 익히는 일상과 지내는 안부가 더욱 편안하심을 알았으니 참으로 궁금하고 그립던 마음에 부합하였습니다. 치관(緇冠) 1건(件)을 이미 선물로 보내기는 했지만 갑작스럽게 만들어 양식이나 생김새가 매우 치밀하지 못하였습니다. 마음이 편하지 못합니다. 보내신 편지에 이르기를, "머리에 얹고 거울을 비춰보니 완연히 학문을 하는 사람의 모습이다."라고 하셨습니다. 그렇다면 상고(上古) 시대에 삿갓이 없고 이 같은 치관만 있을 때는 치관을 쓴 사람들이 모두 학문을 하는 사람이었겠습니까. 껄껄 웃을 일입니다. "유자의 관을 쓰고 유자의 학문을 익힌다."라는 말씀 역시 좋았습니다. "선왕(先王)의 법복(法服)이 아니면 감히 입지를 않고 선왕의 법행(法行)이 아니면 감히 행하지 않는다."주 114)라는 것은 평생에 걸쳐 몸에 지니면서 잠시라도 놓을 수 없는 것입니다. 노형께서 관(冠) 하나를 보고 감복하여 미루어 말씀하시는 것이 이런 경지에 이르렀으니 의(義)에 밝은 군자임을 알 수 있습니다. 매우 훌륭합니다.
주석 114)선왕(先王)의 ……않는다
《효경(孝經)》 〈경대부장(卿大夫章)〉에 나오는 말이다. 다만 '비선왕지법행(非先王之法行)'이 《효경》에는 '비선왕지덕행(非先王之德行)'으로 되어 있다.
答文元則【性休】
向也見有的便。而倥偬太劇。未修新歲之問。追念耿缺。謂外得承辱訊。其與人不較之意。非夷所思感感。因審經體震艮增康。允符懸仰。緇冠一件。雖已呈似。而忽卒裁作。制度體格。不甚詳緻。不安不安。來喩云。加頭照鏡。宛是學問人樣子。然則上古無笠子。只有此冠時。人人皆是學問者耶。奉呵奉呵。冠其冠。學其學。此語亦好非先王之法服。不敢服。非先王之法行。不敢行。此是終身佩服。不容頃刻放捨者也。老兄見一冠。而感誠推諭。至於如此。可見君子之喩於義也。甚盛甚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