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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남근현대문집
  •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3
  • 서(2)(書(2))
  • 김찬형【영환】에게 보냄(與金贊炯【永煥】)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3 / 서(2)(書(2))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03.0001.TXT.0055
김찬형【영환】에게 보냄
갈대가 흰 이슬에 젖고 추수(秋水)가 때맞춰 이르니 바로 현인(賢人)을 우러러 흠모하는 시기입니다. 다만 그리운 마음을 실행에 옮길 방도가 없어 그저 길이 험하고 거리가 멀다는 탄식만 절실할 뿐입니다. 서늘한 초가을 기운이 바야흐로 한창인데 부모를 모시면서 경서(經書)를 익히는 안부가 계속해서 신의 보위(保衛)를 입어 편안하신지 모르겠습니다. 현인을 향해 치닫는 그리움을 견딜 수 없습니다. 의림(義林)은 갯버들 같은 쇠잔한 몸이라 죽어가는 목숨 지탱하고 있는데 근래 가을을 알리는 바람 소리가 나무에 깃드니 아득하여 끝없는 감회가 더욱 절실합니다. 영랑(令郞)이 이제 막 하직하고 떠나서 그리움이 배가 되어 괴롭습니다. 또 그 아이가 저를 따른 날이 오래되었건만 배운 것이 무엇이겠습니까. 만약 성인(聖人)께서 보신다면 남의 자식을 망쳐놓았다고 하지 않겠습니까. 부끄럽고 송구스러워 저도 모르게 등에 땀이 배어 발꿈치까지 흘러내립니다. 그러나 그 아이는 타고난 자질이 차분하여 아낄만하니 현인을 뒤따를 희망이 없지 않습니다. 모쪼록 집안에서 가르치는 여가에 더욱 깨우쳐 주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與金贊炯【永煥】
蒹葭白露。秋水時至。正是懷仰賢人之時。但溯從無路。只切阻長之歎而已。未審新凉方高。侍旁經體。連衛崇謐。馳溯不任。義林蒲柳殘質。㱡㱡捱過。近得秋聲入樹。益切悠悠無窮之感。令郞今方告行。懷思一倍作惡。且渠相從日久。所學何事。若使聖人見之。其不曰賊夫人之子乎。愧愧悚悚。不覺背汗流蹠。然渠姿質安詳可愛。不無步趨之望。須於過庭之餘。極加提省如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