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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남근현대문집
  •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3
  • 서(2)(書(2))
  • 문흥서【재덕】에게 답함(答文興瑞【載德】)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3 / 서(2)(書(2))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03.0001.TXT.0046
문흥서【재덕】에게 답함
새봄이 광채를 발하니 맴도는 뭉게구름주 99)을 문득 상상하고 선견(先見)을 지닌 말씀이 그리워 아침저녁으로 안절부절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생각지도 않았건만 고맙게도 영랑(令郞)이 저를 찾아와 안부 인사를 겸하여, 마음을 터놓고 대화를 나누니 적막함을 물리치고 나른함을 벗어나기에 충분하였습니다. 어떤 감격이 이와 같겠습니까. 다만 처지와 형편이 험난하여 여러 해 동안 발길이 묶여 고헌(高軒)에 한 번 나아가 후의(厚意)에 감사를 드리지 못하였습니다. 노형(老兄)께서 인자한 도량으로 혹시 용서하시더라도 아우 처지에서야 어찌 감히 마음이 편하겠습니까. 하물며 세월은 견디기 어렵고 늘그막에 접어든 처지라서 세상의 기운과 시대의 상황이 매우 적절하지 못하여 두문불출하고 있음에야 말할 나위가 있겠습니까. 온갖 생각은 불 꺼진 재처럼 식어 버렸고 오직 오랜 벗들에 대한 그리움만 떨쳐내기 어려울 뿐입니다.
주석 99)맴도는 뭉게구름
도연명(陶淵明)이 친우를 생각하며 지은 〈정운(停雲)〉이라는 제목의 사언시에 "뭉게뭉게 제자리에 서 있는 구름, 부슬부슬 제때 내리는 비.【靄靄停雲, 濛濛時雨.】"라고 하였다. 《陶淵明集 卷1》
答文興瑞【載德】
新春布輝。停雲動想。遐矯瞻言。日夕憧憧。非意令郞惠然垂訪。兼以存訊。傾倒開豁。足以破苦寂而起萎苶。何感如之。但身事險戱。積年絆縶。未得一晉高軒。以謝厚意。此在老兄含洪之量。雖或諒恕而在弟豈敢安心乎。況叵耐歲月。坐在夕陽景色。而世氛時象。甚不宜人。杜門淹伏。萬念灰冷。惟有知舊之思。爲難排遣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