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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남근현대문집
  •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3
  • 서(2)(書(2))
  • 문무일【재풍】에게 보냄(與文武一【載豊】)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3 / 서(2)(書(2))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03.0001.TXT.0034
문무일【재풍】에게 보냄
붓을 움직이고 먹을 가는 것도 늘그막에는 힘든 일이건만 인편을 두고 그때마다 서찰을 보내 물으시는 일이 앞뒤로 끊이지 않고 갈수록 더욱 정성스러우십니다. 돌아보건대 누가 이런 일을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 아, 아우는 젊은 시절부터 사방(四方)의 사람들과 교유(交遊)한 것이 오래되었습니다. 하지만 머리가 흰 노년이 되고 새벽 별처럼 쓸쓸한 처지가 되어서는 오직 노형(老兄)만이 저를 버리지 않고 늙어서도 더욱 친밀하게 대하시니 풍의(風儀)에 감격하는 마음이 어떠하겠습니까. 만년의 쇠잔한 처지라 모든 생각이 멈춰버렸지만, 사소한 구업(舊業)에 대해서 얼마간이라도 도움을 주고받고자 하는 바람은 지금껏 한 번도 덕문(德門)의 형제 사이에 있지 않은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가난과 질병에 시달려 두 발이 문을 나서지 못하고 안부를 묻는 편지조차도 때를 맞추지 못하였습니다. 노형께 연치(年齒)와 덕망(德望)을 무릅쓰고 문득 이렇게 먼저 은혜를 베푸시게 하였으니 감격스럽고 감격스러운 나머지 부끄러움과 두려움이 함께 합니다. 따뜻한 봄날이 한창인데 형의 체후(體候)도 계절과 더불어 편안하신지 모르겠습니다. 기침 증세는 본래 으레 나타나는 증상이고 공도(公道)이니 편작(扁鵲)이나 화타(華佗)도 손을 대지 못하고 인삼(人蔘)과 백출(白朮)도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공자(孔子)가 말한 "늙은이가 편안하게 여긴다."라는 말이 가장 좋은 약방문(藥方文)입니다. 아우는 타고난 기운이 허약하여 미처 늙기도 전부터 쇠약해진 지 오래입니다. 하물며 공도(公道)야 말할 나위가 있겠습니까. 다만 당장 온 집안 식구의 생계를 꾸려 갈 수 없으니 청산(靑山)에 누운 뒤에야 가능할 것입니다. 우스운 일입니다.
與文武一【載豊】
運管行墨。亦老境勞事。而有便輒致書問。前後源源。愈益懇至。顧惟何人。可以當此。嗚乎。弟自少年以來。交遊四方。非不久矣。而白首頹齡。落落如晨星。惟老兄不棄不遺。老而愈密。感感風義。何以爲心。桑楡殘景。萬念休歇。而一分舊業。多少相資之望。未嘗不在於德門伯仲之間。然而貧病淟涊。脚不出門。至於書尺寒暄。亦不以時而至。使老兄降屈年德。輒此先施。感感之餘。愧悚倂之。春令方殷。未審只體候。與時偕適。喘證此固例證也。公道也。扁華所不能容手蔘朮所不能奏效。只有夫子所謂老者安之四字。是其第一方文。弟受氣偏薄。未老而衰久矣。況於公道乎。但目前百口之計。寄着不得。惟一臥靑山然後。可也。好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