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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남근현대문집
  •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3
  • 서(2)(書(2))
  • 송덕유【인식】에게 답함(答宋德裕【演植】)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3 / 서(2)(書(2))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03.0001.TXT.0033
송덕유【인식】에게 답함
봄철 내내 계획하여 겨우 반나절 간 작약산(芍藥山)에서 노닐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같은 세상을 살면서 반나절의 유람을 누리는 자 또한 몇 명이나 되겠습니까. 풍진(風塵)이 그득한 세상에서 말이 달리듯 바삐 지내자니 참으로 슬프기만 합니다. 천태산(天台山)과 작약산(芍藥山)은 남쪽 지방의 명승지입니다. 세상이 열린 이래 곧 이 산들이 있었고 오고 가는 천년만년의 시간 속에서 몇 사람이나 이곳을 지났는지 알지 못하고 연기가 사라지고 구름이 다하는 것도 아득하여 알 수 없습니다. 우리가 오늘 유람한 것 또한 어찌 이와 같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그저 후세 사람으로 하여금 오늘 사람이 옛날 사람을 슬퍼하는 것과 같게 만들 뿐입니다.주 82) 생각에 빠지고 감회에 젖는 것 또한 하나의 전환점입니다. 하물며 인생에 뿌리도 없고 꼭지도 없으니 우리 두 사람이 내년 봄에 꽃을 구경하는 짝이 되어 또다시 올해처럼 꽃구경을 할 수 있을지 어찌 알겠습니까. 그저 한 조각 청산이 작년 사람을 보내고 올해 사람을 맞이할 뿐입니다. 형의 편지를 대하고 우연히 시 한 편을 지어 졸렬함을 잊고 추한 모습을 보입니다. 한차례 웃음거리로 삼으시기 바랍니다.
주석 82)후세……뿐입니다
왕희지(王羲之)의 「난정기(蘭亨記)」에 보인다.
答宋德裕【演植】
全春經營。乃得芍藥山上半日之遊。然居今之世而得半日之遊者。亦幾人哉。塵臼滔滔。如馳如驅良可悲矣。天台芍藥。南方勝區自開闢以來。便有此山。來來去去。千萬年不知幾人經過。而烟消雲空。漠然而不可知矣。吾輩今日之遊。亦安得不如此。徒使後人亦如今日之悲昔日也。撫念曠感。亦一副節拍處也。況人生無根蔕。安知吾兩人明春看花伴。亦復不失鳥今年人否耶。只有一片靑山。送迎去年人今年人而已。對兄書。偶成一首詩。忘拙露醜。幸以爲一笑之資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