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화콘텐츠
  • 특화콘텐츠
  • 호남근현대문집
  •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3
  • 서(2)(書(2))
  • 홍문현【우석】에게 답함(答洪文玄【祐錫】)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3 / 서(2)(書(2))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03.0001.TXT.0031
홍문현【우석】에게 답함
서찰을 받은 지 여러 날이 지났는데 형의 체후가 어떠신지 모르겠습니다. 형을 향한 그리움을 가눌 길이 없습니다. 귀댁의 일가인 자현(子玄)이 죽다니 이것이 무슨 일입니까? 놀랍기 그지없습니다. 덕소(德韶)의 집안일은 근래 상황이 어떻게 되었습니까? 멀리 객지에서 염려하시는 마음이 배로 형용하기 어려우리라고 생각됩니다. 아우는 보잘것없이 세월만 허비하고 있으니 고할 것도 없습니다. 다만 손녀의 혼사가 이달 23일로 정해졌는데 고인(古人)이 말했던 '개 한 마리를 끌고 가는 사소한 일'이건만 머리를 아프게 하기에 충분하니 가소롭습니다. 편지에서 보여주신 체천(遞遷)에 관한 말씀은 비록 선유(先儒)의 학설이 이와 같기는 하지만 제 마음에는 끝내 석연치 못한 점이 있습니다. 무릇 삼년상 동안 살아계실 때처럼 모시는 의리는 본래 종자(宗子)와 지자(支子)의 구분이 없습니다. 어찌 종가(宗家)에서 살아계실 때처럼 모시는 의리를 사용하건만 지손(支孫)에게만 살아계실 때처럼 모시는 의리가 없겠습니까. "죽은 자에 대해 완전히 죽은 자로만 대하는 것은 어질지 못하다."주 76)라고 한 것이 바로 이러한 유형을 이르는 것입니다. 지손의 집안이더라도 증조 이하의 신주(神主)가 있다면 어찌 유독 고조의 신주만 고쳐 써서 다른 곳으로 옮기겠습니까. 제 생각은 이와 같으니 형께서 다시 잘 헤아려 주시기 바랍니다.
주석 76)죽은……못하다
《예기(禮記)》 〈단궁 상(檀弓上)〉에 "죽은 자를 보내면서 완전히 죽은 자로 대하는 것은 불인(不仁)한 일이니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 죽은 자를 보내면서 완전히 산 자로 대하는 것은 지혜롭지 못한 일이니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라는 말이 보인다.
答洪文玄【祐錫】
拜書有日。未審兄體何似。瞻溯無任。貴宗子玄之喪。是何事是何事。驚愕萬萬。德韶家故。近作何狀。想客地馳慮。一倍雖狀矣。弟狀碌碌捱遣。無足云喩。但孫女昏事定在今二十三日。而古人所謂牽一犬者。亦足爲惱。可笑。俯示遞遷之說。雖先儒說如此。而鄙意終有未釋然者。夫三年象生之義。固無宗支之分。豈於宗家用象生之義。而於支孫獨無象生之義乎。知死而致死之。不仁也者。正此類之謂也。雖支孫家而有曾祖以下祀板。則豈獨改題其高祖之板。遷而之他乎。鄙意如此。願兄更加量察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