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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남근현대문집
  •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3
  • 서(2)(書(2))
  • 안행오【달삼】에게 보냄(與安行五【達三】)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3 / 서(2)(書(2))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03.0001.TXT.0028
안행오주 72)【달삼】에게 보냄
강가의 이별이 매우 총망(悤忙)하였고 천 리 멀리 산과 바다로 헤어진 것이 한자리에 모였던 친분을 잃지 않도록 하는 것은 역시 마음과 뜻이 자연스럽게 호응하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은 다행스러움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그날 강가에서 길을 떠나고부터 궁벽한 바닷가에 눈바람이 몰아쳤는데 한 조각 조그만 배로 조천(朝天 제주시 조천리(朝天里))까지 무사히 당도하셨습니까? 소식이 아득하니 잠시도 걱정을 떨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사는 곳이 서로 멀리 떨어져 학문과 덕행을 닦는 도리는 끊임없이 이어지지 못하더라도 물러나 스스로 학문을 닦아 헛된 명성으로 결말이 나지 않는다면 의지하고 서로를 보면서 감동하는 것이 어찌 적다고 하겠습니까? 좌하(座下)께서는 남쪽 지역의 시골 모퉁이에서 몸을 일으켜 천 리 멀리 북쪽으로 유학을 오셨으니 뜻이 장대하다고 이를 만하고 성의가 독실하다고 이를 만합니다. 어찌 언언(言偃)주 73)과 진량(陳良)주 74)만 옛 시대에서 미명(美名)을 독차지하겠습니까. 바라건대 힘써 노력하여 우리 선생께서 권애(眷愛)하신 뜻에 부응하고 이 영주(瀛州 제주도)의 시골 모퉁이가 문교(文敎)에 밝고 도리에 앞장서는 고을로 이름을 드날리게 하심이 어떻겠습니까? 이우(李友) 경운(慶雲)은 비록 평소 교분은 없지만 우러러 흠앙한 지 오래입니다. 그와 더불어 책상을 나란히 하고 마주 앉아 토론한다면 날로 서로에게 좋은 점을 본받는 유익함이 있을 것입니다. 영윤(令允)은 자질이 매우 아름다우니 세속인들이 자제를 가르치는 방도로 가르치지 마시고 한결같이 《소학(小學)》의 예에 따라 날로 북돋아 주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주석 72)안행오(安行五)
행오는 안달삼(安達三, 1837~1886)의 자이다. 안달삼의 호는 소백(小柏)이며 제주도 조천(朝天) 출신으로 기정진의 문인이다.
주석 73)언언(言偃)
공문십철(孔門十哲) 가운데 정사에 능했던 제자이다. 자(字)는 자유(子游)이고 오(吳)나라 사람이다. 노(魯)나라 무성(武城)의 원으로 있으면서, 담대멸명(澹臺滅明)이 어진 사람임을 알고 등용하였다.
주석 74)진량(陳良)
전국 시대 비속(鄙俗)한 남초(南楚) 지역 사람이다. 《맹자》 〈등문공 상(滕文公上)〉에 "진량은 초(楚)나라 사람인데 주공(周公)과 공자의 도를 사모하여 북쪽으로 가서 중국에서 공부했다."라는 구절이 있다.
與安行五【達三】
江上一別。非不悤劇。而山海千里。使不失一席雅分者。亦聲氣自然之應也。何幸如之。自江上那日啓程。而風雪窮海。一片孤帆。好抵朝天耶。信息杳然。是庸耿耿。吾儕所居落落。其於切磋之道。縱未源源。惟當退而自修。不爲虛聲所歸。則其所以依藉觀感。豈淺淺哉。惟座下崛起南隅。千里北學。其志可謂壯。而其誠可謂篤矣。言偃陳良。豈專美於古也。願克加勉旃。以副我先生眷愛之意。而使此瀛州一隅。擅爲文明倡道之鄕。如何。李友慶雲。雖無雅分。傾仰則久矣。與之連丌對討。日有相觀之益耶。令允才質甚佳勿以世俗所以敎其子弟者。敎之。而一依小學例。日加栽培。如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