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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3
  • 서(2)(書(2))
  • 박학중【인진】에게 보냄(與朴學中【麟鎭】)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3 / 서(2)(書(2))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03.0001.TXT.0022
박학중주 64)【인진】에게 보냄
이번 심부름꾼이 와서 형의 병환이 근래 현저하게 줄어든 효과가 있다고 들었으니 위로가 됩니다. 우리는 나이가 이미 한평생의 반을 넘겼으니 건강하고 평안하더라도 만날 기회가 거의 없을 것입니다. 게다가 또다시 이처럼 오랫동안 병을 앓고 있음에야 말할 나위가 있겠습니까. 아우도 일전에 감기로 2, 3일간 괴로웠으며 남은 증상이 아직도 시원스럽게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경립(景立)의 인후통(咽喉痛)은 잘못한 일 없이 생긴 병이니 장차 오래지 않아 평상을 회복할 것입니다. 옛날에 회재 선생(晦齋先生)주 65)이 이 병에 걸려서 소리를 내어 책을 읽지 못하고 단지 눈으로 읽고 사색하셨지만 끝내 대유(大儒)가 되었습니다. 경립만 이렇게 할 수 없다고 누가 생각하겠습니까. 모름지기 금기(禁忌)를 통렬하게 끊고 간간이 약이 되는 음식으로 조화를 이루는 것을 묘방으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송규(宋圭)는 집을 그리워하는 얼굴빛을 하지 않는 때가 없지만, 이것은 그 또래 아이들의 상정(常情)입니다. 대체로 이 아이는 자질은 매우 순수하지만 용맹스러운 기개가 부족합니다. 몸가짐을 삼가고 스스로 조심하는 선비가 되는 것은 염려가 없겠으나 큰일을 하는 자리에 나아가자면 각별히 진작(振作)하고 확충한 다음에야 도달할 수 있겠습니다. 끝내 스스로 힘쓰는 방도를 갖출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주석 64)박학중
학중(學中)은 박인진(朴麟鎭, 1846∼1895)의 자(字)이다. 박인진의 본관은 밀양(密陽)이고 호는 우인(愚忍), 즉이재(則以齋)이다.
주석 65)회재 선생(晦齋先生)
이언적(李彦迪, 1491~1553)을 말한다. 이언적의 자는 복고(復古), 호는 회재, 시호는 문원(文元)이다. 우찬성 등을 지냈으며 옥산서원(玉山書院)에 모셔져 있다. 성리학에 조예가 깊었고 퇴계 이황에게 영향을 끼쳤다.
與朴學中【麟鎭】
此使之來。承聞兄愼節。比有顯減之效。爲慰爲慰。吾輩年紀。已過半生。雖康健無故。會合無幾。况疾病沈淹。又復如是乎。弟於日前。亦以感崇叫苦數三日。餘症尙不見快耳。景立喉痛。是無妄之疾。行當非久復常。昔晦齋先生有此病。不能出聲讀書。但看閱思索。而終成大儒。孰謂景立獨不能辨此乎。須痛絶禁忌。間以藥餌調和爲妙。宋圭每不無思家之色。此是兒曹常情。大抵此兒。姿質極其淳慈。而猛氣不足其爲謹勅之士。則無慮矣。而進就大有爲之地。別有振作開拓然後。可以到之。未知終當有以自勵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