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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남근현대문집
  •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3
  • 서(2)(書(2))
  • 최원칙【숙민】에게 보냄(與崔元則【琡民】)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3 / 서(2)(書(2))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03.0001.TXT.0002
최원칙【숙민】에게 보냄
근자에 영남에 가서 훌륭한 산수와 사람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그러나 산수의 승경은 선장(仙庄)만 못하고, 어진 선비가 많은 것은 존문(尊門)만 못하였습니다. 각박한 말세에 좋은 기수(氣數)가 있는 것은 보기 드문데, 노형(老兄)께서는 어떤 선을 쌓고 어떤 덕을 배양하였기에 이러한 복을 누린단 말입니까. 더구나 선을 좋아하고 의를 즐거워하는 것은 천성에서 나와 경전을 공부하고 이치를 궁구하여 늙을수록 더욱 돈독하여 공평한 마음으로 사람들의 모범이 되고 자신의 마음을 비우고 남의 의견을 받아들이시니, 그 고상하게 보존한 뜻은 실로 오늘날 동료들이 미칠 바가 아닙니다. 의림(義林)과 같은 자는 돌아보면 얼마나 하잘것없습니까. 그런데도 오히려 저와 교유해 주시어 비록 눈보라 치고 장맛비가 내리는 날에도 산을 넘고 물을 건너는 고생을 피하지 않고 20여 일을 허비하여 수백 리 길을 줄곧 지나면서도 피곤한 줄 모르게 한단 말입니까. 경유한 신안사(新安社), 뇌룡정(雷龍亭), 산천재(山天齋)와 같은 곳은 모두 선현이 머물던 곳으로, 의관을 갖추고 시례(詩禮)를 익히는 풍모는 우뚝하게 사람에게 남아 있으니, 이는 형들께서 앞장서서 인도한 힘이 아니겠습니까. 내심 위로되고 흡족함은 실로 말로 형용할 수 없습니다. 저는 돌아온 지 며칠 되지 않아 숙부의 상사를 당했습니다. 외로움과 고초를 겪은 나머지 애통한 마음 말로 표현할 수 없습니다.
與崔元則【琡民】
日者嶺行。得好山水好人物多矣。然水石之勝。莫如仙庄。賢士之多。莫如尊門。叔世淆薄。鮮見有好氣數。而未知老兄積何善種何德而所享若是也。況好善樂義。出於天性。窮經硏理。老而彌篤。坦心率物虛己受人。其雅尙所存。實非今日儕輩所及。如義林者。顧何等微末。而猶且爲之追從。雖在風雪泥濘之中。不避觸冒跋涉之苦。費二十許日。經數百里。娓娓而不知疲耶。所經歷如新安社雷龍亭山天齋。皆先賢杖屨之地。而衣冠詩禮之風。蔚然在人。此其非兄輩倡導之力耶。私情慰洽。實不可言。弟返未幾日。遭叔父喪事。孤苦之餘。痛霣罔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