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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남근현대문집
  •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2
  • 서(1)(書(1))
  • 안여함【철환】에게 보냄(與安汝涵【澈煥】)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2 / 서(1)(書(1))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02.0001.TXT.0035
안여함주 49)【철환】에게 보냄
지난번 수레가 돌아갈 적에 고생하지 않았습니까. 소식이 막혀 애가 탔습니다. 대저 우리 두 사람은 같은 세상 같은 고을에 살며 할아버지, 아버지 때부터 교분이 있었고 어릴 적부터 알고 지냈으니, 그 분의는 실로 남다릅니다. 더구나 나라에서 어진 이를 벗하는 의리로 볼 때 실로 달려가기에도 겨를이 없어야 하는데 그럭저럭 혼탁하게 사느라 한번 찾아가지 못한 지 여러 해 되었습니다. 지금 또 화고(禍故)를 겪은 남은 목숨은 외진 곳에서 칩거하고 있으니, 어찌 세간의 많은 일을 염려하겠습니까. 무너지고 찢어지는 마음은 죽음만 기다릴 따름입니다. 그런데 뜻밖에 은혜로이 돌보아 주시어 위로하고 아껴주심이 두루 지극하였습니다. 아, 평소 알아주신 정이 참으로 무궁함을 알겠으나 천한 이가 어찌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 슬프고 부끄러운 마음 한량이 없습니다. 생각건대, 노형께서는 사문(斯文)의 구족(舊族)으로서 문학적 재능을 이른 나이에 발휘하여 양초(梁楚)주 50) 사이에서 명성이 자자한 지 지금 여러 해 되었습니다. 선업(先業)을 실추하지 않기를 도모하고 숙망(宿望)이 적지 않은 것을 생각하여 조금씩 더 진보하여 끝내 크게 밝힌다면 교유하는 말석에서 영광스럽게 여길 뿐만 아니라, 덕문(德門)에서 대대로 계승하는 것이 또한 훌륭하지 않겠습니까.
주석 49)안여함(安汝涵)
양재원(梁在源)으로 자는 자함(子涵)이다.
주석 50)양초(梁楚)
《사기》〈계포열전(季布列傳)〉에 "조구(曹丘)가 와서 계포에게 읍하면서 말하기를 '초인(楚人)의 속담에 황금 100근을 얻는 것이 계포의 한 번 승낙을 얻는 것보다 못하다고 하였습니다. 족하(足下)께서 어찌 양초 사이에서 이 명성을 얻었습니까?' 하였다."라고 한 고사가 있다. 여기서는 안철환(安澈煥)의 고향을 뜻한다.
與安汝涵【澈煥】
頃者駕旋無撓。信息間阻。有庸耿耿。夫吾兩人。倂一世同一鄕。論交從父祖。見知自孩嬰。則其分固不在於入後矣。況居邦友仁之義。固當趨走之不暇。而因循淟涊。罔克一遂者。積有餘年矣。今又禍故餘喘。廢蟄窮荒。安有一念於世間多少事耶。崩霣摧裂。只竢溘然。謂外辱賜惠顧。慰愛周至。嗚呼。平素記知之情。儘覺無窮。而爲賤生者。堪可承當耶。悲愧亡量。惟老兄以斯文舊族。文學才華。早年發颺藉藉于梁楚之間者。今幾年矣。圖先業之不墜。念宿望之不細。加一簣進一步。而終至大闡。則不惟從遊之末。與有榮焉。德門之所以世世繼述者。不亦美矣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