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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남근현대문집
  •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2
  • 서(1)(書(1))
  • 정상집【재훈】에게 답함(答鄭相集【在勳】)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2 / 서(1)(書(1))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02.0001.TXT.0033
정상집【재훈】에게 답함
영포(令抱 상대방의 손자)께서 고상하고 조심성이 있어 교유한 지 몇 년 되었습니다. 대개 지례(芝醴)는 본원이 있음주 48)을 알기에 높은 의리를 흠앙한 것이 실로 얕지 않았습니다. 마침내 지난달에 처음 선장(仙庄 상대방의 집)을 방문하여 평소 덕스러운 풍모를 뵙고 싶은 소원을 이루었으니, 사사로운 분수에 감사하고 다행으로 여겼습니다. 돌아온 지 한 달이 지나 또 이렇게 손자를 보내서 더욱 곡진하게 안부를 물어주셨으니, 공경히 받들고서 감사한 마음을 어떻게 표해야할 지 모르겠습니다. 스스로 생각건대 천루하고 용렬한 이가 사람 축에 낄 수 있겠습니까. 그런데도 이렇게 지나치게 대우해 주시니, 실로 가당치 않습니다. 더구나 손자를 가르쳐 달라는 부탁은 더욱 매우 송구하여 진땀이 납니다. 고인이 말하기를 "학문에 힘쓰는 것은 스승을 구하려고 노력하는 것만 한 것이 없다."라고 하였습니다. 대저 스승을 구하는 것은 인가(人家)의 자제가 가장 먼저 힘써야 할 부분이라 매우 신중해야 할 곳인데 어찌 이처럼 우유부단한 자가 감당할 수 있는 바이겠습니까. 부디 잘 헤아려 주시기 바랍니다. 끝내 멀리하지 않고 서로 절차탁마한다면 실로 노년(老年)에 만회할 기회가 될 것입니다.
주석 48)지례(芝醴)는 본원이 있음
지례는 영지(靈芝)와 예천(醴泉)을 말하는데, 훌륭한 조상의 근본을 뜻한다. 옛말에 "신령한 지초[靈芝]와 단맛의 샘[醴泉]은 반드시 뿌리와 근원이 있다."라고 하였다. 여기서는 상대방의 손자가 휼륭한 가문에서 성장하여 법도가 있다는 뜻이다.
答鄭相集【在勳】
令抱蘊藉勤勅。與之游有年。蓋知其芝醴之有自。而欽仰高義。實不淺尠。乃於去月。姶得經過仙庄。有以獲償其平日覿德之願。私分感幸。退而月已。又此委送令抱。存訊問遺。愈益繾綣。祇受欽領。不知所以爲謝。自惟淺劣。何足齒數。而致此過禮。固不稱當。況令抱從學之託。尤極悚汗。古人曰。務學不如務求師。夫求師是人家子弟最初第一着。十分審愼處。而豈悠悠如此生者。所可擬況乎。千萬諒察。若其終始不遐。互相切磨。則實老生桑楡之幸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