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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남근현대문집
  •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2
  • 서(1)(書(1))
  • 송성뢰【치만】에게 답함(答宋聖賚【致萬】)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2 / 서(1)(書(1))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02.0001.TXT.0030
송성뢰【치만】에게 답함
병으로 고요히 지내는 가운데 어떤 소년이 사뿐사뿐 문으로 들어왔으니, 그 아름다운 용모와 단아한 위의는 묻지 않아도 법도가 있는 집안의 자제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물어보니 과연 노형의 손자였습니다. 사랑스러운 마음 그지없었습니다. 이윽고 또 보내준 한 폭의 심화(心畫 편지)를 받아서 여러 번 완상하니 감격스러움을 말로 표현할 수 없고 고마움을 말로 형용할 수 없었습니다. 이 천루함을 돌아보면 얼마나 형편없습니까. 그런데도 그 뜻을 보인 진중함과 마음을 전한 친밀함이 이처럼 지극하단 말입니까. 근래 보양하는 데 신명의 도움이 있으며 기력은 강건하십니까. 사모하여 우러러(르)는 마음 너무나 지극합니다. 저는 앓고 있는 한 가지 질병이 물러나지 않고 있으니 괴롭습니다. 이는 목숨이 다하려는 만년의 상황인데 어찌 오래 살 이치가 있겠습니까. 다만 죽음을 기다릴 따름입니다. 붕우들이 죽고 나서 속마음을 말할 곳이 없으니, 아침저녁으로 대나무 아래 안석 사이에 끊임없이 찾아가려는 생각을 하지 않은 적이 없습니다. 저의 질병이 조금 나으면 마땅히 지팡이를 짚고 가서 두 사람이 서로 만나 기쁘게 한번 악수하고 싶은데 병마가 나에게 허락해 줄지 모르겠습니다.
答宋聖賚【致萬】
病榻涔寂。有一少年。翩然入門。其婉孌之容。端詳之儀。不問可知爲法家子弟。問之果是老兄抱孫也。心乎愛矣。不能已也。旣而又進一幅心畫。奉玩數周。感不容喩。謝不容喩。顧此淺陋。何等無狀。而其遣意之重。致情之密。若是其至耶。不審日間頤養有相。氣力康適。懸仰冞至。弟一疾沈綿。五朔不退。苦事。此是濛汜殘景。豈有悠久之理。只當待之耳。但朋知彫落。無可話心此。晨夕一念未嘗不憧憧往來於竹下几屛之間也。賤疾稍可。第當傴僂扶曳。兩衰相對。懽然一握。而未知二竪子爲之假我否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