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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詩)
  • 우연히 읊조리다【5수】(偶吟【五首】)

일신재집(日新齋集) / 권1 / 시(詩)

자료ID HIKS_OB_F9001-01-202101.0001.0002.TXT.0133
우연히 읊조리다【5수】
밤 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새벽닭 울음소리 듣고 (夜來未幾聽晨鷄)
아침에 일어났는데 어느새 해가 서쪽으로 기우네 (朝起於焉覺日西)
이 사이에서 좋은 시절 놓치기 쉬우니 (此間易失好時節)
힘써 고인을 따라 그와 같이 되기를 바라네 (勉逐古人要與齊)

심전에 학문의 씨를 뿌리는 것 제때에 해야지 (種學心田須及時)
사사로운 뜻 제거하여 양지를 배양주 214)하리라 (剗鋤私意培良知)
익지 않으면 어찌 돌피의 비웃음주 215)이 없겠는가 (不熟寧無稊稗笑)
등림주 216)에서 가장 높은 가지가 되길 힘쓰네 (鄧林勉作最高枝)

이곳에 와서 나그네로 칩거한 지 오래지만 (來茲羈蟄已多時)
문 밖의 풍광 혼연히 알지 못하네 (門外風光渾不知)
석양녘에 객을 보내고 창을 열어 보니 (夕陽送客推窓看)
시내 버들 드리워 봄이 가지에 가득하네 (溪柳垂垂春滿枝)

저물녘에 비 그치고 맑은 바람 부니 (晚來雨歇動淸風)
서실엔 티끌 없어 옥거울과 같네 (書室無塵玉鑑中)
또 처음 달 뜰 때 오늘밤 약속 남겼으니 (更留初月今宵約)
한 칸 작은 창이 동쪽 향해 열려 있네 (一間小牕開向東)

밤부터 내리던 비 막 그치고 정오가 되니 (宿雨初晴午日臨)
뜰 가득 깨끗하게 맑은 그늘 드리웠네 (滿庭瀟灑動淸陰)
들 기운은 푸릇푸릇하여 발 밖에 맺히고 (野氣蔥蘢簾外纈)
시내 버들을 휘어져 침상 가에 드리웠네 (溪柳委曲枕邊侵)
주석 214)양지(良知)
『맹자』「진심 상(盡心上)」에 "사람이 배우지 않고서도 능한 것은 양능(良能)이요, 생각하지 않고서도 아는 것은 양지이다."라고 하였는데, 주희가 그 주에서 "어버이를 사랑하고 어른을 공경하는 것이 이른바 양능이고 양지이다."라고 하였다. 『孟子集註 盡心上』
주석 215)돌피의 비웃음
『맹자』「고자 상(告子上)」에 "오곡은 종자 중에 아름다운 것이지만 만약 익지 않으면 피만도 못하니, 인 또한 익숙히 함에 달려 있을 뿐이다.〔五穀者 種之美者也 苟爲不熟 不如荑稗 夫仁亦在乎熟之而已矣〕"라고 하였다.
주석 216)등림(鄧林)
좋은 재목으로 가득하다는 전설상의 숲이다. 여기서는 뛰어난 재주를 말한다.
偶吟【五首】
夜來未幾聽晨雞。朝起於焉覺日西。此間易失好時節。勉逐古人要與齊。
種學心田須及時。剗鋤私意培良知。不熟寧無稊稗笑。鄧林勉作最高枝。
來茲羈蟄已多時。門外風光渾不知。夕陽送客推窓看。溪柳垂垂春滿枝。
晚來雨歇動淸風。書室無塵玉鑑中。更留初月今宵約。一間小牕開向東。
宿雨初晴午日臨。滿庭瀟灑動清陰。野氣蔥蘢簾外纈。溪柳委曲枕邊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