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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월(五月)
  • 21일(무술)(二十一日 戊戌)

서암일기(棲巖日記) / 1930년(경오) / 5월(五月)

자료ID HIKS_OB_F9008-01-202011.0015.0005.TXT.0021
21일(무술)
-저옹엄무(著雍閹茂)-. 맑음. 이전에 신암재(新菴齋)에게 주었던 시를 보고 복부(覆瓿)주 15)를 위해 기록한다.


옛것을 이어 새롭게 만든 정사 하나,(裁新因舊一精廬)
진실로 인인(仁人)이 거처하는 넓은 집이네.주 16)(眞是仁人廣所居)
거처는 언덕에서 머물 줄 아는 새의 집과 같고,(棲若邱隅知止鳥)
성대함은 큰 골짝엔 이리저리 노니는 물고기 같네.(沛如大壑縱來魚)
오헌은 절로 이뤄져 한가롭게 술 부르고,(梧軒得自閒招酒)
죽창은 남향이라 책 보기에 합당하다네.(竹牖向陽合看書)
진덕수업주 17) 여러 날에 내면을 완성하니,(進修多日行成內)
화락한 기운 절로 생겨나 남은 복이 있다네.(和氣自生福有餘)
주석 15)복부(覆瓿)
장독 뚜껑이라는 의미로, 《한서(漢書)》 〈양웅전(揚雄傳)〉에 "유흠(劉歆)이 양웅이 지은 법언(法言)을 보고 '왜 세상에서 알지도 못하는 글을 이토록 애써지었을까. 나중에는 장독 뚜껑밖에 되지 않을 것 같다.'라고 했다."라고 하였다. 대개 자기의 저술을 겸칭(謙稱)한 말로 쓰인다.
주석 16)인인(仁人)이 …… 집이네
《맹자》 〈등문공 하(滕文公下)〉에, "천하의 너른 집[仁]에 거처하고, 천하의 바른 자리[禮]에 서며, 천하의 대도[義]를 행한다.[居天下之廣居, 立天下之正位, 行天下之大道.]"라고 한 데에서 온 말이다.
주석 17)진덕수업
도덕을 증진시키고 학업을 닦는 것을 말한다. 《주역(周易)》 〈건괘(乾卦)·문언(文言)〉의 "군자가 덕을 쌓고 학업을 닦다.[君子進德修業]"라고 하였다.
二十一日 戊戌
【著雍閹茂】。陽。見前所贈新菴齋韻。 爲覆瓿記之。

裁新因舊一精廬。眞是仁人廣所居.棲若邱隅知止鳥。沛如大壑縱來魚.梧軒得自閒招酒。竹牖向陽合看書.進修多日行成內。和氣自生福有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