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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암일기(棲巖日記)
- 1929년(기사)
- 3월(三月)
- 25일(기유)(二十五日 己酉)
서암일기(棲巖日記) / 1929년(기사) / 3월(三月)
25일(기유)
-도유작악(屠維作噩)-. 맑고 바람이 차가움.
오늘은 봉산정사(鳳山精舍)의 강학일(講學日)이다. 강생(講生)으로 관동(冠童) 수백 명이 와서 모였는데, 다만 이난수(李蘭秀) -동아(東阿)에 거주함- 와 양상하(梁相賀)주 33), 최기홍(崔基洪)ㆍ기욱(基彧) 형제, 고제근(高濟根)만 서로 이름을 아는 사람이었다. 석양에 나주(羅州) 등림(藤林)에 사는 상포(相包) 임낙중(林洛仲) -호는 금파(錦坡)- 이 끌고 가고자 하여 주인을 청했다. 주인이 곧 허락하였으므로 따라가 석정촌(石汀村)에 들어갔더니 주인은 곧 고제만(高濟萬)으로, 금파의 사위집이었다. 인하여 유숙하고 다음날 다시 봉산정사에 들어가 작별하였다. 단지 황계(潢溪)주 34)에 사는 이정상(李廷相) -호는 만괴(晩愧)- 과 남원(南原) 응령(應嶺)주 35)에 사는 고재룡(高在龍) -자는 이현(理賢)으로, 학봉(鶴峯, 고인후) 섭종(攝宗)주 36) 고씨- 만 있었다.
- 주석 33)양상하(梁相賀)
- 용진정사(湧珍精舍)에서 후석(後石) 오준선(吳駿善, 1851∼1931)에게 학문을 배웠다고 한다.
- 주석 34)황계(潢溪)
- 광주광역시 광산구 본량동에 황계마을이 있다.
- 주석 35)응령(應嶺)
- 지금의 남원시 이백면 효기리이다.
- 주석 36)섭종(攝宗)
- 종손이 종무(宗務)를 직접 관장하지 못하여 종손과 가까운 친척이 대행하는 것을 말한다.
二十五日 己酉
【屠維作噩】。 陽而風寒。
是日鳳山精舍講學日也。講生冠童數百名來會。 但李蘭秀【居東阿】。 梁相賀。 崔基洪ㆍ基彧兄弟 高濟根相知名。夕陽羅州藤林。 林相包洛仲號錦坡。 欲引去。 請主人。 主人乃許。 故隨入石汀村。 則主人乃高濟萬。 卽錦坡之壻郞家也。因以留宿。翌復入鳳山作別。 只有潢溪李廷相號晩愧。 南原應嶺高在龍字理賢鶴峯攝宗高氏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