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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암일기(棲巖日記) / 1929년(기사) / 3월(三月)

자료ID HIKS_OB_F9008-01-202011.0014.0003.TXT.0008
8일(임진)
-현익집서(玄黓執徐)-. 맑음.

〈삼가 행원 임문규시에 차운하다〉(謹次杏園【林文奎】)
행원의 학문 씨앗은 동선의 행림주 28)이니,(杏園學種董仙林)
이로부터 사람을 살리는 의미가 깊네.(自此活人意味深)
의술은 단약 같아 용호가 엎드린 듯 하고,(術若凝丹龍虎伏)
정성은 연꽃 따러 옥정에 임한 듯하네.(誠如摘蓮玉井臨)
한가로이 기백주 29)을 보며 담자를 먹고,(閒看歧伯茹淡字)
묵묵히 신농과 계합하여 초심을 맛보네.(黙契神農嘗草心)
널리 중생을 구제해 축하하는 곳에서,(廣濟衆生來賀地)
혹은 노래하고 혹은 춤추며 혹은 시 읊네.(或歌或舞或詩吟)
주석 28)동선의 행림
동선행림(董仙杏林)은 '신선(神仙) 동봉(董奉)이 머무는 행림'이라는 뜻이다. 동봉은 삼국시대 오(吳)나라 사람으로, 일찍이 여산(廬山)에 은거하면서 의술(醫術)에 정통하여 수많은 사람들의 질병을 치료해 주었는데, 그는 질병을 치료해 주고도 돈을 받지 않고 다만 그들로 하여금 자신의 정원에 살구나무를 심게 하여 살구나무가 무려 10만 그루에 달했던바, 그는 또 그 행림(杏林) 속에 조그마한 창고 하나를 지어 놓고, 그 살구를 사고자 하는 사람이 있으면 곡식 한 그릇을 그 창고에 갖다 두고 대신 살구 한 그릇을 가져가도록 하여 그것으로 생활했다고 한다.(《신선전(神仙傳)》 〈동봉(董奉)〉)
주석 29)기백(岐伯)
전설로 전하는 황제(黃帝) 시대의 명의(名醫)이다. 지금 전하는 《황제내경(黃帝內經)》은 황제와 기백이 의학(醫學)에 관하여 문답한 것을 모았다고 전해지지만, 사실은 전국 시대와 진한(秦漢) 시대의 의가(醫家)가 그들의 이름을 가탁하여 편집한 책이다. 《운급칠첨(雲笈七籤)》 권100에 "당시에 선백이 기산 아래에서 나와 호를 기백이라고 하였는데, 초목의 약성과 맛을 잘 해설하여 대의가 되었다.[時有仙伯, 出於岐山下, 號岐伯 ,善說草木之藥性味, 爲大醫.]"라는 말이 나온다.
八日 壬辰
【玄黓執徐】。陽。

〈謹次杏園【林文奎】〉
杏園學種董仙林。自此活人意味深.術若凝丹龍虎伏。誠如摘蓮玉井臨.閒看歧伯茹淡字。黙契神農嘗草心.廣濟衆生來賀地。或歌或舞或詩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