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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암일기(棲巖日記)
- 1928년(무진)
- 10월(十月)
- 26일(을사)(二十六日 乙巳)
서암일기(棲巖日記) / 1928년(무진) / 10월(十月)
26일(을사)
-전몽대황락(旃蒙大荒落)-. 맑음. 연초(煙草, 담배)는 평생 즐겨하던 것인데, 신식담배를 전매[榷賣]한 후로는 항상 그만두고자 하기를 등한히 하지 않았다. 금년 겨울에 전매국주 181) 사람이 봉초(封草)주 182)를 피우지 않는가 의심하고 어디에서 한 가치를 주워 와서 나에게 묻고자 하였으나, 내가 그 이유를 알지 못해 날카롭게 꾸짖어 보냈다. 이후 소문에 담양에서 범금자(犯禁者)가 오백명에 이르렀다는 것을 들었다. 결국에는 인민의 손발을 둘 곳이 없게 되겠구나. 이규번(李圭番), 이근영(李根榮), 나 세 사람은 구석에 앉아 세상을 탄식하며 절초(絶草)를 맹세하였다.
- 주석 181)전매국
- 1910년 조선총독부소속으로 전매국을 설치하면서 개인의 담배경작과 판매를 전면 금지한다. 1921년 4월 1일 〈조선 담배 전매령(제령제5호)〉을 공포하여 7월 1일부터 담배의 전매를 실시하였고, 1일에 〈칙령 제53호〉에 의해서 전매국을 신설하였다.
- 주석 182)봉초(封草)
- 담뱃대에 넣어서 피울 수 있도록 잘게 썰어 봉지로 포장한 담배를 말한다.
二十六日 乙巳
【旃蒙大荒落】。陽。烟草平生所嗜。 而新式榷賣後。 常欲止之不閑。今冬全賣局人疑不吸封草。 拾一啇於何處以來。 欲質問我。 我不知其由。 快叱而遣之。此後所聞潭陽一鄕。 犯禁者至於五百名。 畢竟人民手足無所措。李圭番ㆍ根榮與我三人。 隅坐嘆世。 誓以絶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