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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암일기(棲巖日記) / 1928년(무진) / 10월(十月)

자료ID HIKS_OB_F9008-01-202011.0013.0011.TXT.0013
13일(임진)
-현익집서(玄黓執徐)-. 맑음. 종인 진성(鎭成)이 "염라국의 사자는 어떻게 사람의 혼백을 뽑아서 잡아갑니까?"하고 물었다. 답하길 "이것은 부도(浮屠)의 망언에 침음(浸滛)당한 것으로, 사람이 어떻게 사자에게 잡혀가겠는가? 저녁이 되면 해가 못으로 기우니, 어찌 잡아가는 것이 있어서 그런 것이겠는가? 그믐에는 달에 빛이 없으니, 어찌 잡아가는 것이 있어서 그런 것이겠는가? 봄이 저물면 꽃이 떨어지고, 가을이 깊어지면 잎이 떨어지니, 어찌 잡아가는 것이 있어서 그런 것이겠는가? 모두가 천지조화요, 음양굴신(陰陽屈伸)의 양능(良能)이다. 사람의 죽고 사는 것도 이와 같아서 기가 이르면 살고, 기가 흩어지면 죽는다."라고 하였다.
十三日 壬辰
【玄黓執徐】。陽。宗人鎭成問。 "閻王國使者。 何以拔人之魂魄而捉去?" 答曰。 "此是浸滛浮屠之妄言。 人何爲使者之捉去乎? 當夕之日仄淵。 有何捉去而然歟? 當晦之月無光。 有何捉去而然歟? 春暮落花。 秋深落葉。 有何捉去而然歟? 皆是天地造化。 陰陽屈伸之良能也。 人之死生。 亦如此。 氣至則生。 氣散則死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