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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암일기(棲巖日記) / 1928년(무진) / 5월(五月)

자료ID HIKS_OB_F9008-01-202011.0013.0006.TXT.0006
6일(갑오)
-알봉돈장(閼逢敦牂)-. 맑음. 《삼두집(三斗集)》주 66)을 보았다. 숙종 8년 임술(1682) 8월 19일 기사일에 선생은 보성군(寶城郡) 미력면(彌力面) 두산리(斗山里)에서 태어났다. 성은 정씨(鄭氏)이고, 휘는 동윤(東潤)이며, 자는 화국(華國), 호는 삼두(三斗)이며, 본관은 하동(河東)이다. 시조 휘 도정(道正)은 고을의 병사들을 단련하여 삼국시대 말에 이름이 났다. 휘 국용(國龍)에 이르러서 고려 고종(高宗)조에 벼슬을 했다. 지연(芝衍)을 낳았는데, 시호가 문충공(文忠公)이다. 전하여 휘 인귀(仁貴)는 우리 조선 태종(太宗) 때 원종공신(原從功臣)이다.
선생은 30세에 문과에 장원(壯元) 급제하고, 31세에 주서(注書)에 의망되었다가 정원(政院)에서 출패(出牌)하여 그대로 부사정(副司正)에 제수되었다. 상이 불러서 보고 칭찬하여 말하기를 "너의 용모(容貌)와 문장(文章) 그리고 지벌(地閥)은 각각 한 말이 된다."라고 하였다. 이로 인해 호를 '삼두(三斗)'라고 하였다.

〈성인이 현인을 길러 만민(萬民)에까지 미치게 한다는 의(義)〉
저는 예전에 듣건대 소(蕭) 상국(相國)주 67)이 한나라 왕에게 말하기를 "만민(萬民)을 길러서 현인(賢人)이 되게 한다."라고 하였는데, 저는 일찍이 마음속으로 의심하여 '이 무슨 뒤집어 말하고 거꾸로 베푸는 일인가?'라고 말하고, 깊이 잠겨서 반복 생각해보아도 그 의미를 깨닫지 못한 날이 여러 날이었습니다. 그러다가 복희(伏羲)의 역(易)을 보고서 근거가 없는 독자적 견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대저 현자(賢者)는 나라의 중기(重器)이니, 기강(綱紀)이 문란해지면 현자가 바로잡고, 군주의 덕이 비게 되면 현자가 보충해주며, 백성이 위태로우면 현자가 편안하게 해주어야 합니다. 천하가 태평하고 일국이 다스려지는 것에 현자의 쓰임과 관계되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이런 까닭에 성스런 황제와 밝은 군왕은 긁어모으고 발라내어[爬羅剔抉] 예로써 초치하고 그 녹봉을 풍부하게 하여 존양해주며, 그의 관작을 높여주어 영광되게 합니다. 그에게 일을 맡긴 뒤에는 소인이 이간질 하지 못하게 하고, 그를 공경하길 한결같고 두 마음을 갖지 않기[不以一而慢二] 때문에, 현인과 군자는 등용되는 것을 즐거워하고, 경륜의 큰 뜻을 펼치게 됩니다.
나라를 빛낸 대가를 안배하여 그의 군주를 요순과 같이 만들고 한 세대를 풍동하게 할 것입니다. 만민을 춘대(春坮)주 68)의 위에 모이게 하고 천하에 태산과 같은 편안함을 시행한다면 현자의 공이 어떠하겠습니까? 이것이 《주역》의 단전(彖傳)에서 드러내어 말하는 까닭이니, 만세토록 인군의 가칙(柯則)주 69)이 될 것입니다.
오호라! 인군이 된 자는 대역(大易)에서 보여준 의리를 체인하여 한 시대의 현자를 공경히 기르고, 묘당(廟堂)의 위에 공경(公卿)으로 등용하여 조정에서 높은 자리에 나열하면, 군읍(郡邑)의 지방관[守牧]이 된 자와 변방의 장수된 자가 현자가 아님이 없을 것이니, 필부필부가 어찌 그 은택을 받지 않은 자가 있을 것입니까?
현자가 나라에 유익하다는 것은 얼마나 그 연유가 분명합니까? 옛날 성탕(成湯)은 3번이나 초빙하는 예를 갖추었으며 이윤(伊尹)이 번연히 생각을 바꾼 까닭에 은나라 백성이 편안해졌습니다.주 70) 문왕(文王)은 이로(二老)를 잘 봉양한 까닭에 주나라 백성이 다스려졌습니다.주 71) 삼대(三代)의 정치가 위에서 융성하고 풍속이 아래에서 아름다웠던 까닭이주 72) 이것입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모두 갖추었기를 바라지 말라[與人不求備]〉
대저 그 단점을 단점이라고 하여 그것을 잘라가면 만물에는 단점 아닌 것이 없다. 그 장점을 장점이라고 하여 그것을 길러가면 만물에는 장점 아닌 것이 없다. 완전한 선[盡善]과 완전한 미[盡美]는 요순(堯舜)도 병통(病痛)으로 여겼다. 한 가지 기예와 하나의 재주에 대해서는 어리석은 사내도 능한 것이 있으니, 다른 사람을 책(責, 권함)하여 갖추도록 하는 것은 어렵지 않겠는가?
《서경(書經)》에 이르기를, '다른 사람에게 모두 갖추었기를 바라지 말라'주 73)고 했으니, 좋은 말이로다. 무릇 사람에게는 이 덕(德)이 있는 자는 이 병(病)이 없지 않고, 이 병이 있는 자는 이 덕이 없지 않다. 왜 그런가? 이것에 능한 자가 반드시 저것에 능하지는 않고, 갑(甲)을 잘하는 자가 반드시 을(乙)도 잘하는 것은 아니다. 이런 까닭에 성인(聖人)이 사람을 대하는 것은 능히 알고 있는 바를 책하는 것이지, 능히 알지 못하는 것을 책하지는 않는다. 사람을 책함에 능히 행할 수 있는 것을 책하지, 능히 행할 수 없는 것을 책하지 않는다. 이것이 사람은 쓸 수 없는 사람이 없으며 또 취할 수 없는 사람이 없는 까닭이며, 백관의 일이 진실로 잘 다스려지는 까닭이고 모든 일이 완성되어 다 빛나게 되는 까닭이다.주 74)
오호라! 노둔한 증삼(曾參), 어리석은 고시(高柴)도 바탕은 각각 다른 것이 있고주 75), 훌륭한 계책을 내는 방(房) 현령(玄齡)과 용단을 잘 내리는 두여회(杜如晦)도 장점이 있는 곳에 쓰임이 있었으니주 76), 구태여 그 온전함을 구한다면 누구라도 한 가지에는 능하리라. 그것은 장인이 나무를 쓰는 데 있어서, 주나무ㆍ누나무ㆍ박나무ㆍ노나무[株檽欂櫨]는 크고 가느다란 것이 일정하지 않지만 각각 그 재목에 마땅하게 쓰는 것과 같고, 의사가 약을 쓰는 데 지초(芝草)ㆍ복령(茯苓)ㆍ삼(蔘)ㆍ백출(白朮)이 달고 쓰기가 한 가지가 아니지만 각기 그 성질에 마땅한 것을 쓰는 것과 같으니, 무릇 천하에는 수만 가지 똑같지 않은 재주가 있으니, 그것을 겸한 사람이 몇 사람이나 되겠는가?
무거운 짐을 지고 먼 길을 가려면[任重致遠]주 77) 오직 갈기가 있는 말주 78)만이 할 수 있지만, 농사에 진력하고자 하면, 갈기 있는 말은 뿔이 달린 소만 못하다. 큰 하천을 잘 건너는 데는 오직 배만이 할 수 있지만, 높은 언덕을 앞을 향해 그치지 않고 달려가는 것은 수레만한 것이 없으니, 만일 취할 수 있다면, 무엇인들 취하지 않을 것이 있겠는가? 만약 버릴 수 있다면 무엇인들 버리지 않을 것이 있겠는가? 이것이 성인이 각각 그 능한 것으로서 사람에게 허여하는 까닭이고, 그 온전하게 갖추었기를 구하지 않는 것을 이를 통해 볼 수 있다.
율려(律呂)는 영륜(伶倫)이 만들었고주 79) 산수(算數)는 이수(肄首)가 시작하였으니, 이것이 헌원(軒轅)이 다른 사람에게 허여한 까닭이다.주 80) 산택(山澤)은 백익(伯益)이 관리하였고주 81) 가색(稼穡, 농사)은 후직(后稷)이 담당하였으니,주 82) 이것이 우순(虞舜)이 다른 사람에게 허여한 까닭이다. 그 능력에 따라 각기 그 책임을 다하게 되면, 그 재주가 온전하지 않으나 온전한 것이 그중에 있고, 그 구하는 것이 갖추어지지 않았으나 갖추어진 것이 그 중에 있게 된다.
대개 가장 큰 것은 하늘이지만, 하늘은 서북쪽이 부족하며[天不足西北],주 83) 가장 넓은 것이 땅이지만, 땅은 동남쪽을 채우지 못한다[地不滿東南].주 84) 천지가 오히려 그러한데, 하물며 사람에 있어서랴! 귀(鬼)는 굽힐 수 있지만 펴지 못하고 신(神)은 펼 수 있지만 굽힐 수 없으니, 이치가 또한 그러한 것이다. 비록 생지(生知)와 상지(上智)의 자질이라 할지라도 어찌 홀로 다른 사람이 갖추지 못한 바를 홀로 갖출 수 있겠는가? 장자(張子)가 말하기를, "보통 사람의 수준으로서 다른 사람에게 기대하면 사람들이 따르기가 쉽다."주 85)라고 했으니 이 말이 극진하다.
주석 66)삼두집(三斗集)
삼두집은 조선 후기의 문신·학자인 정동윤(鄭東潤, 1682~1746)의 문집이다. 정동윤은 권상하(權尙夏)·홍중하(洪重夏)의 문인이다. 1711년(숙종 37) 식년문과에 병과로 급제, 이듬해 부사정(副司正)에 제수되었다. 그때 왕을 배알하였는데, 용모·문장·문벌이 다 갖추었다는 뜻으로 숙종이 '삼두(三斗)' 라는 호를 내렸다. 여러 벼슬을 거쳐 1728년(영조 4) 괴산군수로 있을 때 이인좌의 난이 일어나자 부원수로 임명되어 반란을 진압하는데 앞장섰다. 이 문집은 5세손 순신(淳信)이 남은 유고를 수집, 편질하여 1923년에 간행한 것이다.
주석 67)소상국(蕭相國)
소하(蕭河)로, 한나라 고조(高祖)의 신하로서 장량(張良)ㆍ한신(韓信)과 함께 삼걸(三傑) 가운데 한 사람이다. 초ㆍ한(楚漢)이 서로 대결할 때 항상 관중(關中)에 남아 지켜서 군량을 보급하는 일이 중단되지 않았고, 고조가 자주 산동(山東)에서 패하였으나 항상 관중을 온전히 하여 고조가 제위(帝位)에 오르게 하는 데 큰 역할을 하였다. 후에 벼슬이 승상에 이르렀다.(《사기》 권53 〈소상국세가(蕭相國世家)〉)
주석 68)춘대(春臺)
《노자(老子)》 제12장에, "세속의 중인들은 화락하여 마치 푸짐한 잔칫상을 받은 듯, 다스운 봄날 높은 누대에 올라서 사방을 조망한 듯 즐거워한다.[衆人熙熙, 如享太牢, 如登春臺.]"라고 한 데서 온 말로, 태평성대를 의미한다.
주석 69)가칙(柯則)
《시경》 〈벌가(伐柯)〉에 "도끼 자루를 벰이여 도끼 자루를 벰이여, 그 법칙이 멀지 않네.[伐柯伐柯, 其則不遠]"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주석 70)옛날 …… 편안해졌습니다
은(殷)나라 성탕(成湯)이 세 번 사람을 시켜 이윤(伊尹)을 초빙한 고사를 말한다. 이윤은 탕왕(湯王)을 도와 하(夏)나라 걸왕(桀王)을 멸망시키고 난세를 평정한 뒤에 선정을 베푼 상(商)나라의 명재상이다.
주석 71)문왕(文王) …… 다스려졌습니다
《맹자》 〈이루(離婁)〉 상(上)에, "백이(伯夷)와 태공(太公) 두 노인은 천하의 대로인데 문왕(文王)에게 돌아갔으니, 이는 천하의 아버지가 문왕에게 돌아간 것이다. 천하의 아버지가 돌아갔으니, 그 자제들이 문왕에게 돌아가지 않고 어디로 가겠는가.[二老者, 天下之大老也, 而歸之, 是天下之父歸之也。天下之父歸之, 其子焉往?]"라는 내용에서 나온 말이다.
주석 72)삼대(三代)의 …… 까닭이
위에서 치세(治世)가 융성하고 아래에서 풍속이 아름답다는 말은《대학》의 서문(序文)에 나오는 말이다. 옛날 하(夏)ㆍ은(殷)ㆍ주(周) 삼대(三代) 때에는 학교의 제도가 완벽하게 정비되어 있고 심신 수양을 위주로 한 교육 방법이 분명하게 실현되고 있었기 때문에 배움을 통해서 상하가 모두 자신의 인격을 연마함으로써 집안을 다스리고 국가와 천하를 통치하며, 풍속을 교화해 가는 주체로서 기능할 수 있었다.
주석 73)다른 …… 말라
《서경》 〈이훈(伊訓)〉에 나온다. 탕임금을 이어 왕위에 오른 태갑(太甲)에게 이윤(伊尹)이 훈계하는 말에 "선왕께서는 사람들에게는 모든 것을 갖추기를 바라지 않았고[與人不求備], 자신을 검칙함에는 미치지 못함이 있는 듯이[檢身若不及] 하셨습니다."라고 하였다.
주석 74)백관의 …… 까닭이다
《서경》 〈요전(堯典)〉에 "1년은 모두 366일이 되는데, 여기에 윤달을 끼워 넣어야만 사계절이 정해지고 한 해가 이루어져서, 진실로 백관의 일이 다스려지고 모든 일이 완성되어 빛나게 될 것이다.[朞三百有六旬有六日, 以閏月, 定四時成歲, 允釐百工, 庶績咸煕.]"라는 말이 나온다.
주석 75)노둔한 …… 있고
《논어》 〈선진(先進)〉에 "시(柴)는 어리석고 증삼(曾參)은 노둔하다[柴也愚, 參也魯]"는 공자의 평가가 있다. 주(註)에 "증삼이 마침내 노둔함으로써 도를 얻었다."는 정자(程子)의 말이 있고, 주자의 《대학장구》 서문에도 "공자의 삼천 제자가 그런 말씀을 듣지 못한 것이 아니건마는, 증자가 전한 것만이 홀로 그 종지(宗旨)를 얻었다."는 말이 나온다. 고시(高柴)는 공자의 제자인데, 여기에서 어리석다는 것은 곧 지혜는 부족하고 후한 마음은 넉넉함[知不足而厚有餘]을 말한 것이다.
주석 76)훌륭한 …… 있었으니
방현령(房玄齡)과 두여회(杜如晦)는 당 태종을 명군으로 만든 재상이다. 태종이 방현령과 국사를 의논하면 방현령은 항상 훌륭한 의견과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했지만 때로 결단을 내리지 못하였다. 이런 상황에서 태종은 반드시 두여회를 불러 의논하였는데 두여회는 잠깐 분석한 다음 방현령의 의견을 적극 지지했다고 한다. 이처럼 방현령은 훌륭한 계책을 내고 두여회는 용단을 잘 내린다고 하여 '방모두단(房謀杜斷)'이라고 하였다.
주석 77)무거운 …… 가려면[任重致遠]
일반적으로 무거운 것을 지고 먼 곳까지 간다는 의미로, 재주가 탁월하여 큰 임무를 맡을 수 있다는 뜻이다. 《주역》 〈계사전 하(繫辭傳下)〉에 "소를 부리고 말을 타서 무거운 것을 끌어오고 먼 곳에 이르게 하여 천하를 이롭게 한다.[服牛乘馬, 引重致遠, 以利天下.]"라는 내용이 있고, 《묵자(墨子)》 〈친사(親士)〉에 "좋은 말은 타기 어려우나 무거운 것을 지고 멀리까지 갈 수 있고, 훌륭한 인재는 부리기 어려우나 임금을 지존이 되게 할 수 있다.[良馬難乘, 然可以任重致遠; 良才難令, 然可以致君見尊.]"라는 구절이 있다.
주석 78)갈기가 있는 말
한유(韓愈)의 글 〈획린해(獲麟解)〉에서 "갈기가 난 동물은 그 것이 말인 줄을 우리는 잘 안다.[鬣者吾知其爲馬]"라고 한 것을 인용한 표현이다.
주석 79)율려(律呂)는 영륜(伶倫)이 만들었고
고대에 황제(黃帝)가 악관 영륜(伶倫)에게 음률을 만들라고 하자, 영륜이 대하(大夏)의 서쪽에서 완유산(곤륜산으로 전해짐) 북쪽으로 가 해계 골짝에서 대나무를 베어다가 열두 개의 피리를 만들어 십이율(十二律)을 제정했다. 십이율은 봉황의 울음소리를 듣고서 구별하여 만들었는데 수컷 울음소리로써 육률(六律)을 삼고. 암컷 울음소리로써 육려(六呂)를 삼았다고 한다.(《여씨춘추(呂氏春秋)》 〈중하기(仲夏紀)·고악(古樂)〉)
주석 80)헌원(軒轅)이 …… 까닭이다
황제(黃帝) 헌원씨(軒轅氏)는 천문(天文)을 살펴 달력을 만들고. 산수(算數)와 음악(音樂)을 만들었으며 배와 수레를 만들어 인문을 발달시켰다. 《十八史略 卷1》
주석 81)산택(山澤)은 백익(伯益)이 관리하였고
순 임금이 산림천택(山林川澤)을 관리하는 자리에 백익(伯益)을 앉히고, 주호(朱虎)와 웅비(熊羆)로 백익을 보좌하도록 한 것을 인용하였다.(《사기》 권1 〈오재본기(五帝本紀)〉)
주석 82)가색(稼穡, 농사)은 후직(后稷)이 담당하였으니
기(棄)는 주(周)나라의 선조(先祖)로서 어려서부터 농사를 잘 지었으므로 순(舜) 임금에게 등용되어 전정관(田正官)인 후직(后稷)이 되었으며(《시경》 〈생민(生民)〉; 《서경》 〈순전(舜典)〉), 후직은 뒤에 곡식을 주관하는 신이 되었다.
주석 83)하늘은 서북쪽이 부족하며[天不足西北]
고대 중국에서는 하늘이 서북으로 기울어져 있어서 일월성신(日月星辰)이 그쪽으로 가고 있다고 믿었다. 《열자(列子)》 〈탕문(湯問)〉과 《사기》 권127 〈일자열전(日者列傳)〉에도 "하늘은 서북쪽이 부족하니 별들이 서북으로 이동한다.[天不足西北, 星辰西北移]"라고 하였다.
주석 84)땅은 …… 못한다[地不滿東南]
《열자(列子)》 〈탕문(湯問)〉에서 "공공씨가 전욱과 서로 제왕이 되려고 겨루다가 노하여 부주산을 들이받은 바람에 하늘을 받치던 기둥이 부러지고 땅을 묶어 둔 밧줄이 끊어지게 되었다. 이에 하늘은 서북쪽으로 기울어 일월성신이 그쪽으로 옮겨 가고, 땅은 동남쪽을 채우지 못해 온갖 내와 물이 그쪽으로 돌아갔다.[共工氏與顓頊爭爲帝, 怒而觸不周之山, 折天柱, 絶地維. 故天傾西北, 日月辰星就焉. 地不滿東南, 故百川水潦歸焉.]"라고 한 것을 인용한 것이다.
주석 85)보통 …… 쉽다
《중용장구》 13장의 주에 보인다. 장재(張載)의 《정몽(正蒙)》에 나온다.
初六日 甲午
【閼逢敦牂】。陽。看《三斗集》。肅宗大王八年壬戌八月十九日己巳。 先生生于寶城彌力面斗山里第。姓。 諱東潤。 字華國。 號三斗。 系出河東。始祖諱道正。 團鍊鄕兵。 名於三國之季。至諱國龍。 仕高麗高宗朝。 生芝衍。 諡文忠公。傳諱仁貴。 我朝太宗原從功臣。先生三十文科壯元。 三十一歲擬注書。 自政院出牌。 仍敎除副司正。上引見贊賞曰 "汝之容貌文章地閥。 各滿一斗。" 因號以三斗。

義聖人養賢以及萬民。
愚聞昔者。 相國言於漢王曰。 "養萬民以致賢人"。 愚嘗切疑於心曰。 '是何倒言而逆施之耶?' 沈潛反覆。 未得其旨者。 日多矣。及觀羲易。 乃知獨見無據之言也。夫賢者。 國之重器也。 綱紀之紊。 賢者繩之。 君德之闕。 賢者補之。 生民之危。 賢者安之。 至於天下之平。 一國之治。 無不係於賢者之用也。是故聖帝明王爬羅剔抉。 禮以致之。 豊其祿而養之。 尊其爵而榮之。任之而不以小人間之。 敬之而不以一而慢二。 故賢人君子樂於爲用。 而施其經綸之大志。措其華國之巨手。 堯舜乎其君。 風動乎一世。囿萬民於春坮之上。 措天下於泰山之安。 則賢者之用功。 爲如何哉? 此易彖之所以表而言之。 而爲萬世人君之柯則也。 嗚呼。 爲人君者體大易垂示之義。 而敬養一時之賢者。 公卿乎廟堂之上。 布列于朝著之右。 守牧于郡邑。 杖鉞乎邊圍者。 無非賢者。 則匹夫匹婦。 安有不被其澤者乎有是哉? 賢者之有益於國也。 何以明其然也? 昔者成湯。 三聘禮勤。 伊尹幡然。 故殷民安焉。文王。 善養二老之。 故周民治焉。三代之所以治隆於上俗美於下者。 此也。

與人不求備。
夫短其短而短之。 則物無不短。長其長而長之。 則物無不長。盡善盡美。 堯舜病。諸一藝一才。 愚夫亦能。 則責人以備。 不其難乎? 《書》曰。 '與人不求備'。 善哉言乎! 蓋人之有是德者。 不無是病。有是病者。 不無是德。何者? 能於此者。 不必能於彼也。善於甲者。 不必善於乙也。是以聖人之與人也。 責人以所能知。 而不責其所不能知也。責人以所能行。 而不責其所不能行。此其所以人無不可用之人。 亦無不可取之人。 而百工之所以允釐。 庶績之所以咸熙者。嗚呼! 愚。 質各有殊。 而斷。 用有所長。 則苟求其全。 孰能一之乎? 如匠之用木也。 株檽欂櫨。 巨細不侔。 而各當其材。如醫之用藥也。 芝苓蔘朮。 甘苦不一。 而各當其性。 則凡天下有萬不同之才。 兼之者幾人哉? 任重致遠。 惟鬣者能之。 而服田力穡。 鬣者不如角。利涉大川。 維舟也能之。 而長驅高坂不如車。 則如可取也。 孰不取也。如可捨也。 孰不可捨也。此聖人之所以各以其能與人。 而不求其全備者。 由是觀之。律呂則伶倫。 而算數則肄首。 此軒轅之所以與人也。山澤則伯益。 而稼穡則后稷。 此虞舜之所以與人也。隨其所能。 各盡其責。 則是其才也。 不全而全在其中。 其求也。 不備而備在其中矣。大率莫大者天。 天不足西北。 莫廣者地。 地不滿東南。 天地尙然。 而況於人乎! 鬼能屈而不伸。 神能伸而不能屈。 則理亦然也。雖以生知之質。 上智之姿。 安然獨備人之所不備者乎? 張子曰 "以衆人望人則易從" 斯言盡之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