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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암일기(棲巖日記) / 1922년(임술) / 8월(八月)

자료ID HIKS_OB_F9008-01-202011.0011.0006.TXT.0002
9일(경신)
신촌리(新村里)주 34)의 족숙(族叔) 봉현(琫鉉)씨가 찾아왔기에 함께 치관(緇冠)을 만들었다. 이어서 간재(艮齋)에게 집지(執摯)주 35)한 편지에 대해서 말했는데, 그것을 받들고서 기록했다.

물욕(物慾)이 성(性)을 해치는 것이지만, 그 싹은 기질에서 생겨나기 때문에 성현은 이미 인욕을 막으라[遏慾]는 가르침을 두었습니다. 또 그 기(氣)를 검속(檢束)하라는 지결(指訣)이 있었으니, 방비가 지극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마음이 불선(不善)하게 되는 것 또한 혹 스스로 생각해서 그렇게 하는 것이지, 반드시 모두가 기가 시켜서 그런 것은 아닙니다. -〈주자가 남헌에게 답한 편지〉와 《어류》의 '심성문개경록(心性門蓋卿錄)'에 모두 이 뜻이 있으니, 마땅히 세밀히 고찰할 일이다. - 그렇기 때문에 또 검심(檢心)의 법을 세운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사람들이 방비하지 못하는 곳을 방비하는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대저 진실로 검심하고 검기(檢氣)하여 인욕을 막으면 천리(天理)가 어찌 존재하지 않을 것이 있을 것인가요? 이에 학문을 하는 능사가 마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검심공부는 또 '경(敬)'자에 있으니 자중(子重)은 힘쓰실 일입니다.

김자중(金子重)군이 계화도를 왕래한 지 여러 해가 되었다. 하루는 지(贄)를 품고 명(明)을 구하고자 하였다. 돌아보건대 내가 병들고 혼모(昏耗)하여 그 뜻에 부응할 수 없었기 때문에 삼가 들은 바를 글로 써서 교수(交修)의 바탕으로 삼으라고 한다. 무오(1918)년 맹춘(孟春, 음력 정월)에 구산(臼山)주 36).

물욕(物慾)은 기질의 변화에서 생겨나니, 이미 기질을 얻었음에 다시 무슨 물욕을 말하겠는가? - 여곤(呂坤)주 37)의 말 -
그 기(氣)를 검속(檢束)하여 그 기의 본연을 회복해야 한다. -율곡선생의 말-
마음이 불선(不善)해지는 것은 반드시 모두 기(氣)가 그렇게 한 것은 아니다. -《주자대전》〈답남헌서(答南軒書)〉-
본심은 원래 선(善)하지 않음이 없는데, 누가 너로 하여금 지금 도리어 불선(不善)하게 했느냐? -《주자어류》〈심성문ㆍ개경록〉-
이(理)는 곧 이 마음의 이치니, 이것을 검속(檢束)하여 어지러운 병폐가 없게 한다면, 곧 이 이(理)가 보존된다. -《주자어류》〈혹문ㆍ우록〉-
경(敬)은 허령지각(虛靈知覺)을 검속하여 머무르게 한다. - 황면재(黃勉齋, 황간)의 말 -
주석 34)신촌(新村)
담양군 무면 반룡리 신촌 마을로, 현재 담양군 담양읍 반룡리 구터 마을에 해당된다.
주석 35)집지(執摯)
속수(束脩)의 예를 닦고 문인이 되는 일을 말한다.
주석 36)구산(臼山)
전우(田愚, 1841~1922)를 말한다.
주석 37)여곤
여곤(呂坤, 1536~1618)은 명나라때의 인물로, 자는 숙간(叔簡), 호는 신오(新吾), 하남성(河南省) 영릉(甯陵) 사람이다. 주자학과 양명학, 그 어느 것에도 속하지 않고 독자적인 수양에만 노력했다. 기일원(氣一元)의 철학을 가지고 동림학(東林學)과 가까이했다.
初九日 庚申
新村族叔琫鉉氏來訪。 同製緇冠。 因言執摯於艮齋書。 摯而記之。

物慾是害性底。 而其苗則生於氣質。 故聖賢旣有遏慾之敎。 而又有檢束其氣之訣。 可謂防備之至矣。然心之爲不善。 亦或自思而爲之。 非必皆氣之所使。【朱子答南軒書。 語類心性門蓋卿錄。 皆有此意。 宜細考之。】故又立檢心之法。此則可謂防備到人所防備不到處矣。夫苟檢心檢氣。 以遏慾焉。 則天理安有不存也者? 於是學問之能事畢矣。然檢心功夫。 又有敬字在。 子重其勉乎哉!

子重。 累年往來中。 一日懷贄求明。顧此病昏。 無以酬其意。 故謹書所聞。 用作交修之資云。 戊午孟春。 臼山。

物欲生於氣質變化。 得氣質了。 更說甚物欲?【呂氏坤語】
檢束其氣。 復其氣之本然。【栗谷先生語】
心之爲不善。 未必皆氣使之。【《大全》〈答南軒書〉】
本心元無不善。 誰敎你而今却不善乎?【《語類》〈心性門ㆍ蓋卿錄〉】
理卽是此心之理。 檢束此使無紛擾之病。 卽此理存也。【《語類》〈或問ㆍ㝢錄〉】
敬是束得箇虛靈知覺住。【黃勉齋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