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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암일기(棲巖日記)
- 1919년(기미)
- 11월(十一月)
- 2일(기유)(初二日 己酉)
서암일기(棲巖日記) / 1919년(기미) / 11월(十一月)
2일(기유)
오늘은 동지(冬至)로, 〈동지음(冬至吟)〉을 지었다.
천도는 순환하여 박(剝)이 복(復)이 되니주 37)(循環天道剝而復)
고요함 속에서 미미한 양이 비로소 동하는 때이네(靜裏微陽始動時)
집집마다 팥죽 먹으며 재계하고 안식하나니(豆粥家家齊又息)
어찌 유도(柔道)에 이끌려 옮기겠는가주 38)(豈爲柔道牽而移)
- 주석 37)박(剝)이 복(復)이 되니
- 박(剝)괘는 음(陰)이 성하고 양(陽)이 다하는 괘인데, 다시 복(復)괘로 순환된다. 복(復)은 음(陰)이 극성(極盛)한 중에 다시 밑에서 일양(一陽)이 나는 괘인데, 이때를 동지(冬至)라 한다.
- 주석 38)유도(柔道)
- 《주역》 〈구괘(姤卦)〉 상(象)에 "금니(金柅)에 묶어놓는 이유는 음유(陰柔)의 도에 이끌릴까 두려워해서이다.[繫于金柅, 柔道牽也.]"라는 말이 나온다. 금니는 수레를 멈추게 하는 쇠로 만든 장치를 말한다.
初二日 己酉
卽冬至也。作〈冬至吟〉。
循環天道剝而復。 靜裏微陽始動時。 豆粥家家齊又息。 豈爲柔道牽而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