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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암일기(棲巖日記) / 1918년(무오) / 1월(正月)

자료ID HIKS_OB_F9008-01-202011.0007.0001.TXT.0009
9일(정유)
약간 맑음. 《사계선생유고(沙溪先生遺稿)》 몇 마디를 기록한다.

성인이 도를 닦고 가르침을 세우는 것은 삼강오상(三綱五常)일 뿐이다. 절의(節義)는 이 물을 부식(扶植)하는 것이다. 믿음[信]이란 군주의 큰 보물이니, 공자께서 '병사와 먹을 것은 제거할 수 있지만 믿음은 버릴 수 없다'고 하였다.주 7) 그러므로 국가가 장차 망하려 함에 있어서는 신의(信義)가 먼저 망하는 것이다. 퇴계 선생께서 말하기를 "학교는 풍화(風化)의 근원이요, 선(善)을 솔선하는 터전이고, 선비는 예의(禮義)의 종주(宗主)요 원기가 간직된 자이다."라고 하였다. 율곡 선생은 "반궁(泮宮)주 8)은 선을 솔선하는 곳이다."라고 하였다.
주석 7)공자께서 …… 하였다
《논어》 〈자공(子貢)〉에, 자공이 정사에 대해 물으니 공자가 "양식과 군대를 충실히 하면 백성들이 믿을 것이다.[足食足兵, 民信之矣.]"라고 하였다. 자공이 부득이하여 하나를 버린다면 무엇을 버려야 하느냐고 묻자 공자는 "군대를 버려야 한다.[去兵]"라고 하였고, 다시 같은 질문을 하자 공자는 "양식을 버려야 하니, 자고로 사람은 모두 죽음이 있지만 백성들은 믿음이 없으면 존립할 수 없다.[去食, 自古皆有死, 民無信不立.]"라고 하였다.
주석 8)반궁(泮宮)
원래 주대(周代) 제후의 학궁(學宮)을 말하는데, 그 제도는 동서의 문 남쪽으로 물이 둘러 있어 그 형상이 반벽(半璧)과 같고 그 규모는 천자의 학궁인 벽옹(辟雍)의 반인 까닭으로 반궁이라 한다. 조선조의 성균관에 해당한다.
九日 丁酉
陽微。記《沙溪先生遺稿》數言。

聖人之修道立敎者。 三綱五常而已。節義者。 所以扶植此物也。信者。 人君之大寶。 聖人以兵食可去而信不可去。故自故國家將亡。 信義先亡也。退溪先生曰 "學校風化之原。 首善之地。 而士子禮義之宗。 元氣之寓也。" 栗谷先生曰 "泮宮首善之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