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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암일기(棲巖日記) / 1917년(정사) / 6월(六月)

자료ID HIKS_OB_F9008-01-202011.0006.0009.TXT.0006
6일(정묘)
맑음. 〈성학도(聖學圖)〉를 보았다.
사계(沙溪)주 101)가 일찍이 한밤중에 그[송시열]를 불러 가로되, "너는 심성정의(心性情意) 등의 글자를 아느냐?"라고 했다. (송시열이) 대답하여 가로되, "저는 다만 주설(註說)에서 몽롱하게 보고 지나쳤으니, 어찌 분명하게 알겠습니까?"라고 했다. (선생이) 말씀하시기를, "심(心)은 그릇과 같고, 성(性)은 그릇 속에 있는 물과 같다. 정(情)은 물을 쏟아내는 것과 같다. 이 물을 저장하고 때때로 쏟아내는 것이 기(器)이다. 이 성을 함양하고 이 정을 발하는 것이 심(心)이니, 이것이 심과 정의 구별이다. 이 정이 이미 발한 뒤에 경영하고 기획하는 것은 의(意)이다. 한 가지 일을 지향하고 그것을 이루려고 하는 것은 지(志)이다. 사와 지는 서로 가깝지만, 다만 지는 크고 사는 작다. 염려(念慮)는 사에 속하는 것이지만, 려(慮)에는 근심하고 헤아린다는 뜻이 있다."라고 했다.
또 말씀하시기를, "정(情)이란 부지불식간에 불쑥 나타나는 것이요, 자기에게서 말미암아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이렇게 나타난 것을 경영하고 꾀하는 것이 의(意)이다. 여기에 이른 연후에야 비로소 자신에게서 말미암기 때문에 ≪대학≫에서는 성정(誠情)이라 하지 않고 성의(誠意)라고 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주석 101)사계(沙溪)
김장생(金長生, 1548~1631)의 호이다.
六日 丁卯
陽。看〈聖學圖〉。沙溪。 嘗於夜裏呼之曰。 "爾知心性情意等字乎?" 對曰。 "尤庵只於註說。 朦朧看過。 豈得分明識破乎?" 曰。 "心如器。 性如器中之水。情如水之瀉出者。貯此水而有時瀉出者器也。涵此性而發此情者心也。 此心情之別也。此情旣發之後。 經營謀劃者意也。指向一事而欲之者志也。思與志相近。 但志則大。 而思則小也。念慮則思之屬。 而慮有虞度之意矣。" 又曰。 "情是不知不覺闖然發出。 不由自家者也。 以此發出者。 經營謀劃者。 意也。至此然後。 始由自家。 故 ≪大學≫不曰誠情。 而曰誠意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