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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암일기(棲巖日記) / 1917년(정사) / 4월(四月)

자료ID HIKS_OB_F9008-01-202011.0006.0006.TXT.0001
1일(계해)
흐림. 처사(處士) 유중교(柳重敎)주 49)의 편지를 보았다. ≪춘추(春秋)≫필법을 인용하여 '이적의 도가 있으면 이적이다.'라는 말과 '중하(中夏)가 현재 이적의 상황에 있으면 이적의 상황에 알맞게 처신한다.'주 50)의 주(註)에 "공자와 같은 경우 구이(九夷)에 살고자 하였으니, 군자가 거처한다면 무슨 허물이 있겠는가?"주 51)라고 한 의미를 참고하고 고증하여 헤아려보니, 고도(古道)를 바꾸지 않아야 마음에 부끄러움이 없을 것이다.
주석 49)유중교(柳重敎, 1832∼1893)
초명은 맹교(孟敎), 자(字)는 치정(穉程), 호는 성재(省齋), 본관은 고흥(高興)이다. 아버지는 진사 유조(柳鼂)이며, 어머니는 한산이씨(韓山李氏)로 이희복(李羲復)의 딸이다. 화서(華西) 이항로(李恒老, 1792~1868)의 문인으로, 이항로의 사후에는 김평묵(金平默, 1819~1891)을 스승으로 섬겼다. 저서로는 ≪성재집((省齋集)≫이 있다. 시호는 문간(文簡)이다.
주석 50)중하(中夏)가 …… 처신한다
≪중용장구≫ 제14장에 "군자는 현재 처한 위치에서 알맞게 행동할 뿐이요, 그 이외의 것은 바라지 않는다. 현재 부귀하면 부귀한 처지에 알맞게 행동하고, 현재 빈천하면 빈천한 처지에 알맞게 행동하며, 현재 이적(夷狄)의 가운데에 있으면 이적의 상황에 알맞게 처신하고, 현재 환난 속에 있으면 환난의 상황에 알맞게 처신한다. 따라서 군자는 어느 때 어느 곳에 있든 간에 자득하지 못하는 경우가 없는 것이다.[君子素其位而行, 不願乎其外。素富貴, 行乎富貴, 素貧賤, 行乎貧賤, 素夷狄, 行乎夷狄, 素患難, 行乎患難, 君子無入而不自得焉.]"라는 말이 나온다.
주석 51)공자가 …… 있겠는가?
공자께서 구이에 살려고 하시니, 혹자가 말하기를 "그곳은 누추하니, 어떻게 하시렵니까?" 하였다. 이에 공자가 대답하기를 "군자가 거처한다면 무슨 누추함이 있겠는가.[君子居之, 何陋之有?]"라고 하였다.(≪논어≫ 자한(子罕))
初一日 癸亥
陰。見處士柳重敎書。引春秋法。 '有夷道則夷之'之言。 與'中夏素夷狄。 行乎夷狄'。 註 "如孔子。 欲居九夷。 君子居之。 何累之有?"之義。 參互考訂忖度。 則不變古道。 無愧於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