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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암일기(棲巖日記) / 1917년(정사) / 3월(三月)

자료ID HIKS_OB_F9008-01-202011.0006.0005.TXT.0009
9일(신축)
맑음. 조대(釣臺) 시를 읊다.

시내 가에 암벽 있고 암벽 위에 대(臺) 있으니(溪上有巖巖上臺)
하늘이 주신 것을 주인이 열었다네(皇天錫以主人開)
길은 율리주 33)의 중양절 국화와 통하고(路通栗里重陽菊)
기러기는 소상강주 34) 양 언덕의 이끼 끌어오네(鴈引瀟湘兩岸苔)
달빛은 엄자릉주 35)의 부춘산에 가득하고(月規嚴子富春滿)
구름은 강태공주 36)이 사는 위수로부터 온 것이라(雲自大公渭水來)
오직 한 가닥 낚싯줄이 참으로 애석하니(惟釣一絲眞可惜)
한나라 구정을 지키기 어려워 홀로 시름 하누나주 37)(保難漢鼎獨愁哉)
주석 33)율리(栗里)
율리는 진(晉)나라 도연명(陶淵明)이 살았던 마을 이름으로, 그의 별칭으로 쓰이게 되었다.
주석 34)소상강(瀟湘江)
소상강은 중국 남쪽 동정호(洞庭湖)로 흘러 들어가는 강 이름이다. 순(舜) 임금의 두 아내 아황(娥皇)과 여영(女英)이 남쪽 지방을 순행하다 죽은 순 임금을 소상강 가에서 애타게 그리며 통곡하다가 물에 빠져 자살했다는 전설이 있다.
주석 35)엄자릉(嚴子陵)
후한(後漢)의 은자인 자릉(子陵) 엄광(嚴光)을 말한다. 어릴 때 광무제(光武帝)의 친구였는데, 광무제가 즉위하자 변성명(變姓名)하고 숨어 사는 것을, 광무제가 찾아 간의대부(諫議大夫)를 제수하였으나 사양하고 부춘산(富春山)에 은거하였다.(≪후한서≫ 권83 〈일민열전(逸民列傳)·엄광(嚴光)〉)
주석 36)태공(太公)
태공은 태공망(太公望) 여상(呂尙)을 가리킨다. 그는 위수(渭水) 물가의 반계(磻溪)에서 낚시질하다가 문왕(文王)을 처음 만나 사부(師傅)로 추대되었고, 뒤에 문왕의 아들인 무왕(武王)을 도와서 은(殷)나라를 멸망시키고 천하를 평정하였다.
주석 37)오직 …… 하누나
명나라 장무(章懋)가 지은 ≪풍산어록(楓山語録)≫의 '동강의 한 가닥 낚싯줄이 한나라의 구정을 부지하였네.[桐江一絲扶漢九鼎]'라는 말을 원용한 것이다. 동강은 중국 엄주(嚴州)에 있는 물이름으로 엄광(嚴光)이 이곳에서 은거하면서 낚시질한 곳이다.
九日 辛丑
陽。詠釣臺韻。
溪上有巖巖上臺。 皇天錫以主人開。 路通栗里重陽菊。 鴈引瀟湘兩岸苔。 月規嚴子富春滿。 雲自大公渭水來。 惟釣一絲眞可惜。 保難漢鼎獨愁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