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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암일기(棲巖日記) / 1916년(병진) / 10월(十月)

자료ID HIKS_OB_F9008-01-202011.0005.0010.TXT.0002
2일(무술)
흐림. 장동으로 돌아왔는데, 마침 주인이 출타한 것으로 인하여 한적하던 중에 시리고상(視履考祥, 지난 행동을 살펴 길흉을 상고)하였다. 문득 전일에 예전의 의관(衣冠)이 소용이 없다는 비난을 많이 받은 일을 생각하고 말을 기록하여 뜻을 드러낸다. 옛날 곽임종(郭林宗)주 81)이 곧아도 속세를 끊지 않은 것이 어찌 감히 어긴 것이겠는가? 다만 시대가 같지 않고 만나는 바가 또한 다른데, 옛 것을 바꾸어 새로운 것을 따르고 오랑캐로 중화를 변화시키려 하니, 만 번 죽어도 차마 하지 못할 짓이다.
주석 81)곽임종(郭林宗)
후한(後漢) 때의 명사(名士)인 곽태(郭泰, 128~169)로, 임종은 그의 자이다. 곽태가 어느 날 길을 가다가 비를 만나 두건의 한 귀퉁이가 꺾였는데, 사람들이 모두 그것을 본받아서 일부러 두건의 한 귀퉁이를 꺾어서 쓰고 다니며 임종건이라고 하였다 한다.(≪후한서≫ 권68 〈곽태열전(郭泰列傳)〉) 혹자가 "곽임종(郭林宗)은 어떤 사람인가?"라고 묻자, 범방이 "그는 세상을 피해 숨어도 개지추(介之推)처럼 어버이의 뜻을 어기지 않고, 절조가 곧아도 유하혜(柳下惠)처럼 속세와 단절하지 않으며, 천자도 신하로 삼을 수 없고, 제후도 벗으로 삼을 수 없다. 나는 그 밖의 것은 알지 못한다.[隱不違親, 貞不絶俗, 天子不得臣, 諸侯不得友. 吾不知其他.]"라고 대답하였다.
二日 戊戌
陰。歸章洞。 適因主人出他。 閒寂中。 視履考祥。輒思前日多被舊衣冠無所用之譏。 記言而著意。昔郭林宗貞不絶俗。 豈敢違也? 但時代不同。 所値亦異。改舊從新。 用夷變夏。 萬死不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