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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암일기(棲巖日記) / 1916년(병진) / 9월(九月)

자료ID HIKS_OB_F9008-01-202011.0005.0009.TXT.0029
29일(을미)
맑음. 희적(羲迪)과 함께 ≪창려집≫ 14권 18판을 보았다. 퇴지(退之, 한유)의 〈여맹간상서서(與孟簡尙書書)〉에서 "석가와 노자의 해는 양주와 묵적보다 심하고, 나 한유의 어짊은 맹자에 미치지 못한다. 맹자는 완전히 없어지기 전에도 구원하지 못했는데 나는 이미 없어진 뒤에 보전하려고 하니, 아, 그 또한 힘을 헤아리지 못한 것이다. 그 몸이 위태로운 것을 보고도 도를 구원하지 못하고 죽을 것이다. 비록 그러나 그 도가 나로 말미암아 거칠게라도 전해진다면 비록 만 번 죽더라도 한이 없겠다."라고 하였다.
(내가) 탄식하며 말하기를 "지금 세상을 당하여 누가 그것을 자임할 수 있겠는가?"라고 하자, 희적이 말하기를 "그대가 자임할 수 있다."라고 하였다. 내가 응하여 말하기를 "만약 나 영찬으로 말미암아 선왕의 도가 대강이라도 전해진다면 비록 만 번 죽더라도 또한 한이 없을 것이다."라고 하였다.
二十九日 乙未
陽。與羲迪共。 看 ≪昌藜集≫十四卷十八板。退之〈與孟簡尙書書〉"至釋老之害。 過於楊墨。 韓愈之賢。 不及孟子。孟子不能救之於未亡之前。 而韓愈乃欲全之於已壞之後。嗚呼。 其亦不量其力。且見其身之危。 莫之救以死也。雖然。 使其道由愈而粗傳。 雖滅死。 萬萬無恨。" 嗟歎曰 "當今世。 誰能自爲己任。" 羲迪曰。 "君可自任。"。 余應之曰。 "若由永粲而粗傳先王之道。 雖滅死萬萬。 亦無恨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