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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암일기(棲巖日記) / 1916년(병진) / 9월(九月)

자료ID HIKS_OB_F9008-01-202011.0005.0009.TXT.0013
13일(기묘)
서울에 거주하는 종친 갑수(甲洙)가 광주에 도착했다고 하고, 족형 영근(永根)씨가 왔다가 갔다. 일전에 ≪창려집(昌黎集)≫ 속의 〈원성(原性)〉을 한 번 읽고서, 〈속원성(續原性)〉을 지었다.

〈속원성(續原性)〉
성(性)이란 것은 사람에게 있는 태극이니, 맹자가 말한 성선(性善)이 이것이다. 순자가 말한 '성악(性惡)'이나, 양자(楊子)가 말한 '성은 선악이 혼재되어 있다[性善惡混]'는 것이나, 한자(韓子, 한유)가 '성에 삼품(三品)이 있다'고 말한 것은 모두가 정자(程子)가 말한 "낳는 것을 성이라 이르니, 성은 바로 기이고 기는 바로 성이다."라는 것이지, 성이 성이 되는 것을 말하지 않았다.
정자는 "맹자가 성을 말한 것이 곧 근원을 궁구하는 이치이다."라고 하였으며, 주자는 "성이 곧 리이며, 리는 본래 짝이 없다."라고 하였으니, 어찌 악이 있고, 선악이 혼재해 있으며, 삼품이라고 말할 만한 것이 있겠는가? 다만 기질지성(氣質之性)을 말하고, 본연지성(本然之性)을 말하지 않았다.
낳는 것을 성이라 하고 그 성이 곧 기이다. 기에는 청탁(淸濁)과 수박(粹駁)이 있기 때문에 선이 있고 악이 있으며, 성인이 있고 중인(中人)이 있으며 하우(下愚)의 같지 않음도 있다. 그러나 본연지성은 항상 스스로 그러하다. 기질에서 변화한 것은 만 가지로 같지 않음이 있다.
공자는 〈계사전〉에서 "한번 음하고 한번 양하는 것을 도라고 하니, 잇는[발현하는] 것이 선이고, 이루는 것이 성이다.[一陰一陽之謂道, 繼之者善, 成之者性]"라고 하였고, 자사는 '천명지성(天命之性)'을 말하였으니, 맹자의 성선의 의론은 천명지성에서 근본한 것이다. 그렇다면 맹자가 말한 성선은 본연지성으로서 말한 것이다. 공자께서 "성은 서로 가까우나 습관 때문에 멀어진다.[性相近也, 習相遠]"주 72)고 하였으니, 기질지성으로 말한 것이다. 그러나 본연지성과 기질지성은 본래 두 개의 성이 아니다. 본연성은 기질 가운데서 오로지 이만을 가리켜 말한 것이고, 기질지성은 이와 기를 겸하여 말한 것이니, 기질 가운데 어찌 본연지성이 없겠는가?
기질에 구애되고 물욕에 가려지면 그것을 잃어 악이 되고, 사욕을 극복해가면 기질이 변화되어 그 본연을 회복하게 되니, 회복한 것이 마치 처음과 같아서 일심(一心)의 주재가 되고 온갖 선이 충족해지니, 어찌 사람에게 태극이 있다고 하지 않겠는가? 이것은 억설이 아니라 자양부자(紫陽夫子, 주자)가 이미 여러 번 말씀하신 것이다.
주석 72)성이 …… 멀어진다
≪논어≫ 〈양화(陽貨)〉에 나온 말이다.
十三日 己卯
京居宗甲洙到光州云。 而族兄永根氏來而去。日前觀 ≪昌黎集≫中〈原性〉一通。 述〈續原性〉。

性也者。 在人之太極。 孟子言性善。 是也。荀子言性惡。 楊子言性善惡混。 韓子言性有三品。 皆言程子曰。 "生之謂性。 性卽氣也。 氣卽性也"。 而不言性之爲性也。程子曰。 "孟子道性。 乃極本窮原之理也。"。 朱子曰。 "性卽理也。 理本無對"。 有何有惡有善惡混。 有三品之可言乎? 但言氣質之性。 不言本然之性也。" 生之謂性。 性卽氣也。 氣有淸濁粹駁。 故有善有惡。 有聖人有中人有下愚之不同。 而本然之性。 常自然矣。受變於氣。 有萬不同。孔子於〈繫辭傳〉曰。 "一陰一陽之謂道。 繼之者善。 成之者性。" 子思子曰。 '天命之性'。 孟子性善之論。 本於天命之性乎。然則孟子之道性善。 以其本然之性也。孔子曰。 "性相近也。 習相遠。"。 以其氣質之性也。然本然之性。 氣質之性。 本非二性也。本然性。 氣質之中。 專指理言也。 氣質之性。 兼理與氣而言也。 則氣質之中。 孰無本然之性哉? 拘於氣質。 蔽於物欲。 失之爲惡。 克去私欲。 變化氣質。 而復其本然。 則乃復如初。 爲一心之主宰。 而萬善足焉。 豈不爲在人之太極乎? 此非臆說。 紫陽夫子已多言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