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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일(신해)(十四日 辛亥)

서암일기(棲巖日記) / 1916년(병진) / 8월(八月)

자료ID HIKS_OB_F9008-01-202011.0005.0008.TXT.0014
14일(신해)
맑음. 주문공의 〈인술(仁術)〉시주 60)를 읊었다.

옛날의 현명한 군자는(在昔賢君子)
마음을 보존하여 매양 인을 바랐네.(存心每欲仁)
인을 구하는 단서주 61)에 방법 있으니,(求端縱有術)
만물에 미치는 데 어찌 원인 없으리.(及物豈無因)
측은한 마음은 어디에서 오는가.(惻隱來何自)
허명함을 깨달은 곳이 참이라네.(虛明覺處眞)
이 생각을 좇아 확충주 62)해가면,(擴充縱此念)
복택주 63)이 백성에게 두루 미치리.(福澤遍斯民)
우물에 빠지려는 창황주 64)한 때,(入井蒼黃際)
벌벌 떠는주 65) 소를 끌고 갈 때.(牽牛觳觫辰)
저번에는 초나라와 월나라 보듯주 66) 하였는데,(向來看楚越)
오늘은 내 몸에 갖추어 있네.주 67)(今日備吾身)

집에 돌아왔다.
주석 60)인술(仁術)시
≪주자대전(朱子大全)≫ 권1 〈인술(仁術)〉에 있다.
주석 61)인을 구하는 단서[求端]
≪맹자≫ 〈공손추(公孫丑) 상〉에 "惻隱之心, 仁之端也. 羞惡之心, 義之端也. 辭讓之心, 禮之端也. 是非之心, 智之端也. 人之有是四端也, 猶其有四體也"라는 내용이 있다.
주석 62)확충(擴充)
≪맹자≫ 〈공손추 상〉에 "凡有四端於我者, 知皆擴而充之矣, 若火之始然, 泉之始達, 苟能充之, 足以保四海, 苟不充之, 不足以事父母"라는 내용이 있다.
주석 63)복택(福澤)
송나라 장재(張載)의 〈서명(西銘)〉에 "부귀와 복택이 장차 나의 삶을 두터이 해주는 것이다.[富貴福澤, 將以厚吾之生也]"라는 내용이 있다.
주석 64)창황(蒼黃)
매우 다급한 모양이다. ≪맹자≫ 〈공손추 상〉에 "今人乍見孺子將入於井, 皆有怵惕惻隱之心, 非所以內交於孺子之父母也, 非所以要譽於鄕黨朋友也, 非惡其聲而然也."라는 내용이 있다.
주석 65)벌벌 떠는[觳觫]
≪맹자≫ 〈양혜왕(梁惠王) 상〉에 "王坐於堂上, 有牽牛而過堂下者, 王見之, 曰, 牛何之. 對曰, 將以釁鍾. 王曰, 舍之. 吾不忍其觳觫若無罪而就死地. 對曰, 然則廢釁鍾與. 曰, 何可廢也, 以羊易之."라는 내용에서 나온 구절이다.
주석 66)초나라와 월나라[楚越] 보듯
≪장자≫ 〈덕충부(德充符)〉에 "중니가 말하길, 서로 다른 관점에서 보면 한 몸에 있는 간과 쓸개도 서로 멀리 떨어진 초나라와 월나라와 같고, 서로 같은 입장에서 본다면 만물이 모두 하나이다.[仲尼曰, 自其異者視之, 肝膽楚越也, 自其同者視之, 萬物皆一也]"라는 내용이 있다. 당나라 이백(李白)의 〈종생질 고오와 이별하며 준 시[贈別從甥高五]〉에 "간과 쓸개 초나라와 월나라처럼 멀지도 않고, 산과 강 또한 이불과 홑이불과 같다네.[肝膽不楚越, 山河亦衾裯]"라는 구절이 있다.
주석 67)내 몸에 갖추어져 있네[備吾身]
≪맹자≫ 〈진심(盡心) 상〉에 "맹자 가로대, 만물이 모두 내게 갖추어져 있으니, 몸에 돌이켜보아 성실하면 즐거움이 이보다 클 수 없고, 서를 힘써 행하면 인을 구함이 이보다 가까울 수 없다.[孟子曰, 萬物皆備於我矣, 反身而誠, 樂莫大焉, 强恕而行, 求仁莫近焉]"라는 내용이 있다.
十四日 辛亥
陽。咏朱文公仁術。

在昔賢君子。存心每欲仁.求端縱有術。及物豈無因.惻隱來何自.虛明覺處眞.擴充縱此念。福澤遍斯民.入井蒼黃際。牽牛觳觫辰.向來看楚越。今日備吾身.

歸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