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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암일기(棲巖日記) / 1916년(병진) / 8월(八月)

자료ID HIKS_OB_F9008-01-202011.0005.0008.TXT.0010
10일(정미)
석전일(釋奠日)이다. 흐림. ≪하서선생집(河西先生集)≫을 보았다. 선생의 '서시학자(書示學者)'를 보고 기록한다.

선생이 말하기를 "주렴계의 〈도설(圖說)〉은 도리가 정미하고 문장이 간략하며 뜻이 충분하다. 장자(張子, 장횡거)의 〈서명(西銘)〉주 58)은 규모가 광활하지만 건너뛰지도 않고 빠뜨리지도 않았다. 만일 타고난 천품이 대단히 고명하다면 먼저 태극 위에서 공부해갈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또 ≪서명≫을 깨달아 앎으로써 태극에 미쳐야 한다. 태극은 덕성의 본령이고, 〈서명〉은 학문의 기강이니, 요컨대 끝내 어느 한쪽을 폐할 수 없다."라고 했다.
또 시를 지어 걸어두고서 문인들에게 보였으니, "천지 사이에 두 사람이 있으니, 중니(仲尼)가 원기(元氣)라면 자양(紫陽)은 진수일세. 잠심하여 다른 갈래의 미혹에 향하지 않음으로서 이 쇠퇴하고 병든 몸을 위로할지어다."라고 하였다.
선생은 대개 '서계(書契, 문자)가 생긴 이래로 여러 성인이 극(極, 표준)을 세웠지만, 그것이 쇠퇴함에 이르러서는 공자가 없었다면 여러 성인의 도가 전해지지 않았을 것이고, 공자 이후에는 여러 현인이 계승해갔지만, 어두짐에 이르러서는 주자가 없었다면 공자의 도가 밝아지지 못했을 것이다.'고 여겼기 때문에 이처럼 시에서 드러낸 것이다.
주석 58)서명(西銘)
장횡거가 서재의 서쪽 창문가에 써서 걸어 놓은 글 이름으로, 인의(仁義)에 입각한 유가의 윤리설을 요약해서 서술한 것인데, 주희가 별도로 주를 달아 해설하면서부터 세상에 크게 유행되었다.
十日 丁未
釋奠日也。陰。看 ≪河西先生集≫。 見先生書示學者。 記之。
先生曰。 "濂溪之圖說。 道理精微。 文簡意足。張子之銘。 規模廣闊。 不泛不漏。若天資大段高明。 則先從太極上用工。不然則且理會〈西銘〉。 以及乎太極。太極德性之本領。〈西銘〉學問之綱紀。 要之終不可偏廢云云。" 又作詩揭示門人。 "天地中間有二人。 仲尼元氣紫陽眞。潛心勿向他歧惑。 慰此摧頹一病身。" 先生蓋以'書契以來。 群聖立極。 而及其衰也。 無孔子則群聖之道不傳。孔子以後。 群賢繼統。 而及其晦也。 無朱子則孔子之道不明'。 故發諸詞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