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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암일기(棲巖日記) / 1916년(병진) / 7월(七月)

자료ID HIKS_OB_F9008-01-202011.0005.0007.TXT.0022
22일(기축)
맑음. 광록(光祿)의 시에 차운해서 주다.

배움은 원래 도를 듣는 것부터이니,(爲學元來以道聞)
일본(一本)이 만수(萬殊)주 53)로 나뉨을 점차 알게 되네.(稍知一本萬殊分)
하늘의 마음은 일양이 회복된 데서 엿볼 수 있고,(天心闖見初陽復)
사물의 이치는 여름날이 찌는 데서 뚜렷이 드러나네.(物理著明夏日薰)
즐거움은 고운 산과 아름다운 물에 있고,(樂在佳山兼麗水)
생각은 내리는 비와 떠가는 구름에 깊어지네.주 54)(思深施雨與行雲)
남아의 사업은 황중주 55)이라야 길하니,(男兒事業黃中吉)
덕을 길러주 56) 언제나 임금을 도울까나.(育德何年補袞紋)
주석 53)일본(一本)이 만수(萬殊)
일본만수(一本萬殊)는 곧 '하나의 근본에서 만 가지 다른 것이 생겨난다.'는 의미이다. ≪주자어류(朱子語類)≫에서 충서(忠恕)를 논할 때, "만수가 한 근본이 되는 것과 한 근본이 만 가지로 다르게 되는 것이 마치 한 근원의 물이 흘러 나가서 만 갈래의 지류가 되고, 한 뿌리의 나무가 나서 허다한 지엽이 나오게 되는 것과 같다.[萬殊之所以一本, 一本之所以萬殊, 如一源之水流出爲萬派, 一根之木生爲許多枝葉.]"고 한 데서 비롯된 말이다.
주석 54)내리는 …… 깊어지네
≪주역≫ 〈건괘(乾卦)〉 단사(彖辭)에 "구름이 행하고 비가 내리자 만물이 각각 자기 모습을 갖추고 활동하기 시작한다.[雲行雨施, 品物流形.]"라는 말에서 비롯된 것이다.
주석 55)황중(黃中)
아름다운 덕을 뜻한다. ≪주역≫ 〈곤괘(坤卦)·문언(文言)〉에 이르기를 "군자는 아름다움이 중심에 있어 이치를 통한다.[君子黃中通理]"라고 하였다.
주석 56)덕을 길러[育德]
≪주역≫ 〈몽괘(蒙卦)·상(象)〉에 "산 아래에서 샘이 나오는 것이 몽이니, 군자가 살펴보고서 과감하게 행하고 덕을 기른다.[山下出泉, 蒙, 君子以果行育德.]"라고 하였다.
二十二日 己丑
陽。示光祿韻。

爲學元來以道聞。稍知一本萬殊分.天心闖見初陽復。物理著明夏日薰.樂在佳山兼麗水。思深施雨與行雲.男兒事業黃中吉。育德何年補袞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