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화콘텐츠
  • 특화콘텐츠
  • 일기
  • 서암일기(棲巖日記)
  • 1916년(병진)
  • 7월(七月)
  • 7일(갑술)(七日 甲戌)

서암일기(棲巖日記) / 1916년(병진) / 7월(七月)

자료ID HIKS_OB_F9008-01-202011.0005.0007.TXT.0007
7일(갑술)
맑음. 미수(眉叟)주 37)의 〈한간문(汗簡文)〉을 기록했다.

하늘은 만물의 조(祖)가 되고, 성인은 만국의 종(宗)이 된다.
하늘은 사심(私心)으로 덮어주는 일이 없고, 땅은 사심으로 실어주는 일이 없으며, 성인은 사심으로 인애(仁愛)하는 일이 없다.
오직 지극한 정성만이 사심이 없으며, 사심이 없으면 도가 저절로 생겨난다.
오직 욕심이 없어야 오직 사심이 없으니, 성인은 욕심이 없다.
그러므로 성인은 가(可)함도 없고 불가(不可)함도 없다.
위는 상편(上篇) 5장(章) 54언(言)이다.

하늘은 쉬지 않고 그치지 않으니, 한번 가면 한번 오고, 끝없이 순환함으로써 화육(化育)을 행한다.
천지는 만물을 낳는 것으로 마음을 삼고, 성인은 만물을 이롭게 하는 것으로 마음을 삼는다.
만물이 모두 형통하여 각각 그 성명(性命)을 바르게 한다.
지극한 덕이 아니면 지극한 도가 엉기지 않는다.
위는 중편(中篇) 4장(章) 48언(言)이다.

천도가 변화하고 사계절이 교차하여 운행되며, 해와 달이 번갈아 밝으며, 귀신으로 드러난다.
변역(變易)하는 것이 일정하지 않아, 그 만물의 생성을 헤아릴 수 없다.
오직 성인만이 그것을 다 할 수 있으며, 성인만이 천지와 더불어 참여할 수 있다.
본성을 다하고 사물의 성을 다할 수 있으면 신명에 통하고 조화를 알아주 38), 천하의 대경(大經)을 경륜하니, 이것이 지성(至誠)의 도이다.
성(誠)이란 천도이니, 성이 없으면 물도 없다.
성은 무위(無爲)이며, 무위의 극은 말로 다 설명할 수 없다.
위는 하편(下篇) 6장(章) 85언(言)이다.
주석 37)미수(眉叟)
허목(許穆)의 호이다. 사상적으로 이황·정구의 학통을 이어받아 이익에게 연결시킴으로써 기호 남인의 선구이며 남인 실학파의 기반이 되었다. 전서(篆書)에 독보적 경지를 이루었다. 문집 ≪기언(記言)≫을 남겼고, 역사서 ≪동사(東事)≫ 등을 편집하였다.
주석 38)신명에 …… 알아
신화(神化)는 성인이 이르는 곳마다 백성들 모두가 감화되어 영원히 그 정신의 영향을 받게 되는, 이른바 과화존신(過化存神)의 교화를 말한다. ≪맹자≫ 〈진심(盡心)〉의 "지나가는 곳마다 교화가 되고, 머물러 있는 곳마다 신령스럽게 변화된다.[所過者化, 所存者神.]"라는 말에서 나온 것이다.
七日 甲戌
陽。記眉叟〈汗簡文〉。

天爲萬物之祖。 聖人萬國之宗。
天無私覆。 地無私載。 聖人無私仁。
惟至誠無私。 無私則道自生。
惟無欲。 惟無私。 聖人無欲。
故聖人無可無不可。
右。 上篇五章五十四言。

天道不息不已。 一往一來。 循環不窮以行化育。
天地以生物爲心。 聖人以利物爲心。
品物咸亨。 各定性命。
非至德。 至道不凝焉。
右。 中篇四章四十八言。

天道變化。 四時錯行。 日月代明。 鬼神著矣。
變易無常。 其生物不測。
惟聖人能盡之矣。 聖人能與天地參者也。
能盡性盡物。 通神知化。 經綸天下之大經。 至誠之道也。
誠者天道也。 不誠無物。
誠無爲。 無爲之極。 論說不能示至矣。
右。 下篇六章八十五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