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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암일기(棲巖日記) / 1916년(병진) / 7월(七月)

자료ID HIKS_OB_F9008-01-202011.0005.0007.TXT.0006
6일(계유)
맑음. 〈세이가(洗耳歌)〉를 지었다.

귀를 씻세주 32) 귀를 씻세 누가 귀를 씻을까.(洗耳洗耳孰洗耳)
바로 영천수에서의 허유라네.(潁川水)
인간이여 인간이여 인간을 벗어나니,(人間人間出人間)
하상(河上)의 노인이주 33) 허공에 앉을 수 있구나.(河上老能坐空)
인을 이루세 인을 이루세 어떻게 인 이룰까.(成仁成仁孰成仁)
멱라수주 34)이니 어찌 홀로 깊으리.(汨羅水奚獨深)
뗏목에 오르세주 35) 뗏목에 오르세. 뗏목에 오르고 싶은 것은,(乘桴乘桴欲乘桴)
구이(九夷)주 36)에 살고자 함이니 곧 우리 동방이라네.(九夷居卽吾東)
우리 동방이여 우리 동방이여 우리 동방이로다(吾東吾東吾東兮)
바로 하늘이 구획해준 별천지로다.(天區別)
저 동방에 살지 않은 자들이 어찌하여 분분히 혼탁함을 따라서,(彼無東如何紛紛隨混濁)
우리 동방으로 하여금 애가 끊어지게 하는가?(使吾東堪斷腸)
주석 32)귀를 씻세
요(堯) 임금 당시 은사인 허유(許由)가 천하를 물려받아 다스려달라는 요 임금의 요구를 거절하고 영수(潁水) 남쪽에 은거하던 중에 요 임금이 또 불러 구주장(九州長)이 되어달라고 하자, 더러운 소리를 들었다 하여 영수 물에 귀를 씻었다는 데서 인용한 것이다.(≪고사전(高士傳)≫)
주석 33)하상(河上)의 노인
한 문제(漢文帝) 때에 살았다는 신선. 문제가 노자경(老子經)을 읽다가 의문이 있으면 물었다고 한다.
주석 34)멱라수(汨羅水)
굴원이 빠져죽은 물의 이름. 굴원은 초(楚)나라의 충신으로, 양왕(襄王)이 참소를 믿고 장사(長沙)로 추장되자 〈어부사(漁父辭)〉를 지어 자신의 뜻을 밝히고 울분을 참지 못해 멱라수에 빠져 죽었다.
주석 35)뗏목을 타고
≪논어≫ 〈공야장(公冶長)〉에, 공자(孔子)가 난세를 개탄하면서 "도가 행해지지 않으니, 뗏목을 타고 바다로나 나갈까 보다.[道不行, 乘桴浮于海.]"라고 말한 내용이 실려 있다.
주석 36)구이(九夷)
동이(東夷)의 아홉 부족을 말한다. 공자가 일찍이 그곳이 군자가 살고 있기 때문에 가서 살고 싶다는 뜻을 피력한 바가 있다.(≪논어≫ 〈자한(子罕)〉)
六日 癸酉
陽。作〈洗耳歌〉。
洗耳洗耳孰洗耳.潁川水.人間人間出人間。河上老能坐空.成仁成仁孰成仁.汨羅水奚獨深.乘桴乘桴欲乘桴。九夷居卽吾東.吾東吾東吾東兮.天區別.彼無東如何紛紛隨混濁。使吾東堪斷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