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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월(六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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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암일기(棲巖日記) / 1916년(병진) / 6월(六月)

자료ID HIKS_OB_F9008-01-202011.0005.0006.TXT.0010
10일(정미)
맑음. 포은(圃隱) 선생 〈단심가(丹心歌)〉를 기록한다.

이런들 어떠하며,(如此면如何)
저런들 어떠하리?(如彼면如何오)
죽고 죽어 만 번 죽어도,(死了死了萬死了)
일백 번 고쳐 죽어도,(一百番更死了)
군주 향한 일편단심,(向主一片丹心)
어찌 변할 수 있으랴.(豈可更改了아)

〈미능재 상량문(未能齋上樑文)〉 몇 구절을 기록한다. "인산지수(仁山智水)주 28)는 백대를 전하는 심법이 깃든 곳이요, 제월청풍(霽月淸風)주 29)은 천년의 진면목이 서려 있는 곳이네. 형형(瑩瑩)한 흉금은 진실로 빙호수경(氷壺水鏡)주 30)이라고 할 수 있고, 온온(溫溫)한 기상은 곧 화풍경운(和風慶雲)주 31)과 같다네."라고 하였다.
또 〈주렴계가 왕개보[왕안석]를 세 번 사양 한 것에 대해 논함[周濂溪三辭王介甫論]〉 가운데 몇 구절을 기록한다. "학자의 병통은 집요(執拗)보다 큰 것이 없고 학자의 근심은 스스로 어질다고 생각하는 것보다 큰 것이 없는데, 개보는 본래 자기를 비우고 선한 것을 받아들이는 실재가 없어서 성현의 도에 함께 들어갈 수 없기 때문에 주렴계가 그를 사양한다고 한 것이다."라고 하였다.
주석 28)인산지수(仁山智水)
≪논어≫ 〈옹야(雍也)〉에 "인자(仁者)는 산을 좋아하고 지자(知者)는 물을 좋아한다.[仁者樂山, 知者樂水.]"라는 공자의 말이 나온다.
주석 29)제월청풍(霽月淸風)
제월(霽月)은 광풍제월(光風霽月)에서 온 말로 광풍제월은 '맑게 갠 하늘의 밝은 달과 맑고 시원한 바람'이라는 뜻으로, 흉금이 툭 터지고 인품이 고아(高雅)한 것을 가리킨다. 청풍(淸風)은 ≪시경(詩經)≫ 〈대아(大雅)·증민(烝民)〉에 "길보가 노래를 지으니, 화기롭기가 만물을 길러 주는 맑은 바람과 같다.[吉甫作誦, 穆如淸風.]"라는 구절에서 나온 것이다.
주석 30)빙호수경(氷壺水鏡)
빙호(氷壺)는 얼음 같은 물병, 즉 추월빙호(秋月氷壺)를 가리키고, 수경(水鏡)은 물 같은 거울, 즉 지수명경(止水明鏡)을 가리킨다. 마음가짐과 행동이 고결한 것을 뜻하는 말이다.
주석 31)화풍경운(和風慶雲)
≪근사록(近思錄)≫ 관성(觀聖)에, "공자는 천지와 같고, 안자는 온화한 바람 상서로운 구름과 같으며, 맹자는 태산에 바위가 중첩하듯 우뚝한 기상이다.[仲尼天地也, 顔子和風慶雲也, 孟子泰山巖巖之氣象也.]"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十日 丁未
陽。記圃隱先生〈丹心歌〉。

如此면如何。如彼면如何오.死了死了萬死了。一百番更死了。向主一片丹心。豈可更改了아.

記〈未能齋上樑文〉數句。"仁山智水。 寓百世之傳心。 霽月淸風。 宛千載之眞面。 瑩瑩襟懷。 眞可謂氷壺水鏡。 溫溫氣像。 卽之若和風慶雲。" 又記 〈周濂溪三辭王介甫論〉中數句。"學者之病。 莫大乎執拗。 學者之患。 莫大乎自賢。 而介甫有之本無虛己受善之實。 而不可與入聖賢之道。 故濂溪辭之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