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화콘텐츠
  • 특화콘텐츠
  • 일기
  • 서암일기(棲巖日記)
  • 1916년(병진)
  • 2월(二月)
  • 5일(갑진)(五日 甲辰)

서암일기(棲巖日記) / 1916년(병진) / 2월(二月)

자료ID HIKS_OB_F9008-01-202011.0005.0002.TXT.0005
5일(갑진)
맑음. 내 일찍이 ≪근사록(近思錄)≫을 섭렵하다가 '함양은 모름지기 경(敬)을 써야 하고, 진학은 치지(致知) 하는 데 달려 있다.'라는 구절을 보고 항상 복응해왔다. 오늘 또 '주경(主敬)이란 것은 마음을 보존하는 요체이고, 치지(致知)라는 것은 진학의 공부로, 두 가지를 서로 개발하게 되면 지식은 날로 밝아지고 지키는 것도 날로 더욱 견고해져, 구습(舊習)의 잘못된 것이 저절로 아무도 모르는 가운데 날로 달로 고쳐지고 변하게 된다.'라는 구절을 보고서 문득 경(敬)자의 의미를 생각했다.
≪역(易)≫에서는 '경으로 안을 곧게 한다.[敬以直內]'라고 하였고, 정자(程子)는 '(마음을) 전일하게 하여 잡념이 없게 한다.[主一無適]'라고 했으며, 사씨(謝氏)는 '성성법(惺惺法, 마음이 항상 깨어 있는 상태)'주 7)으로 말하였고, 윤씨(尹氏)주 8)는 '수렴하여 흔적이 없다는 의미[收斂無痕跡意思]'로 말하였으며, 주자(朱子)는 '외(畏)자가 그것에 가깝다.[畏字近之]'는 것으로 말하였다. 이 몇 마디 말로 보건대 두려워하지 않을 수 없다. 천리(天理)를 따르고 전전긍긍하여 스스로 지켜서 본성을 함양하는 자는 아래로는 인사(人事)를 배우고 위로는 천리에 통달하는 것을 잠깐이라도 떠날 수 없으니, 어찌 철상철하(徹上徹下, 상하가 통하는)의 도라고 하지 않겠는가?
주석 7)성성법(惺惺法)
≪심경부주≫에 있는 상채 사씨(上蔡謝氏), 즉 사양좌(謝良佐)의 "경은 항상 마음이 깨어 있게 하는 법이다.[敬是常惺惺法〉"라는 말을 가리킨다.
주석 8)윤씨(尹氏)
송유(宋儒) 화정 윤씨(和靖尹氏), 즉 윤돈(尹焞)을 가리킨다.
五日 甲辰
陽。余嘗涉獵 ≪近思錄≫。 見'涵養須用敬。 進學則在乎致知'一段。 常平服膺。今又見'主敬者。 存心之要。 致知者。 進學之工。 二者交相發焉。 則知益日明。 守日益固。 舊習之非。 自將日改月化於冥冥之中'一段。 輒思敬字之義。≪易≫曰 '敬以直內'。 程子曰 '主一無適'。 謝氏以'惺惺法'言之。 尹氏以 '收斂無痕跡意思'言之。 朱子以'畏字近之'言之。以是數語觀之。 畏不得。循蹈天理。 而戰兢自持。 涵養本性者。 下學人事。 上達天理。 不可須臾離也。 豈不爲徹上徹下之道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