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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일(기축)(十九日 己丑)

서암일기(棲巖日記) / 1916년(병진) / 1월(正月)

자료ID HIKS_OB_F9008-01-202011.0005.0001.TXT.0019
19일(기축)
맑음. 옥과 겸면(兼面) 초곡리(鷦谷里)주 2)에 사는 이면춘(李冕春)씨는 자가 장원(章元)이고, 호가 회동(晦洞)이며, 나이가 79세로, 성품이 극히 영특한데, 찾아와서 시 한수를 주기에 기록한다.

담양 옛 고을에 바윗돌이 겹겹한데주 3),(潭州古洞石岩岩)
절개 있는 이 사람 숨어살만 하네.(耿介斯人可以潛)
몇 칸의 방과 풍월로 집을 이루니,(數間風月因成屋)
사방의 노을이 처마로 들어오네.(四面煙雲却入簷)
알고도 답하지 않으니 우매한 것 아니고,(知而答默非愚昧)
실하면서도 빈듯하니 이것이 겸손이라네.(實若爲虛是退謙)
항상 의관을 단정히 하고 마음을 감춘 듯,(常整衣冠心似晦)
그윽한 곳에서도 남이 보는 듯, 스스로 존첨주 4)하네.(處幽如顯自尊瞻)
주석 2)초곡리
현재 곡성군 겸면 괴정리 초곡마을에 해당된다.
주석 3)바윗돌이 겹겹한데
≪시경≫ 〈소아(小雅)·절남산(節南山)〉에 "우뚝 솟은 저 남산이여, 바윗돌이 겹겹이 쌓여 있도다. 빛나고 빛나는 태사(太師) 윤씨(尹氏)여, 백성들이 모두 그대를 바라보도다.[節彼南山, 維石巖巖, 赫赫師尹, 民具爾瞻.]"라는 말이 있다.
주석 4)존첨(尊瞻)
엄숙하게 바라보아 다른 사람의 경외감을 불러일으키는 모습을 의미한다. ≪신언(慎言)≫ 〈잠심(潛心)〉에 "엄숙히 정제하여 의관을 바르게 하고 근엄하게 정색하여 그 외모를 한결같이 한다.[整齊嚴肅, 正衣冠, 尊瞻視, 以一其外.]"라는 말이 나온다.
十九日 己丑
陽。玉果兼面鷦谷李冕春氏。 字章元。 號晦洞。 年七十九。 性極穎悟。 來贈一律。 故記之。

潭州古洞石岩岩。耿介斯人可以潛.數間風月因成屋。四面煙雲却入簷.知而答默非愚昧。實若爲虛是退謙.常整衣冠心似晦。處幽如顯自尊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