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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암일기(棲巖日記) / 1915년(을묘) / 10월(十月)

자료ID HIKS_OB_F9008-01-202011.0004.0008.TXT.0027
26일(정묘)
맑음. 혹자가 '출처의 바름'에 대해 묻기에 내가 응답하길, "도가 있으면 드러내고 도가 없으면 숨는 것이다."라고 하자, 또 묻길 "그렇다면 '누구를 섬긴들 임금이 아니며 누구를 부린들 백성이 아니랴' 하며, 세상이 다스려져도 벼슬길에 나아가고 세상이 어지러워져도 벼슬길에 나아간 사람이 이윤(伊尹)이니, 이윤은 법답지 못한 사람이군요."라고 하였다. 내가 말하길, "아니, 이게 무슨 말인가? 이윤은 천민(天民, 현인)의 선각자이다. 만약 탕왕이 초빙하지 않았더라면 다섯 번 나가기는 고사하고 한 번도 나아가지 않았을 것이다. 만약 탕왕이 하늘을 받들어 죄인을 벌주지 않았다면 끝내 신야(莘野)에서 밭갈이를 하였을 것이다."라고 하였다.
二十六日 丁卯
陽。或問'出處之正'。 余應之曰。 "有道則見。 無道則隱。" 曰。 "然則何事非君。 何使非民? 治亦進亂亦進伊尹也。 伊尹不足法歟。" 曰。 "惡。 是何言也? 伊尹天民之先覺者也。若非湯之聘。 五進姑舍一進不爲也。若非湯之奉天伐罪。 終耕於有莘之野矣。"